기자명 전현건 기자
  • 입력 2023.05.28 16:14

한국은행, 경제전망 보고서 발간…역전세 52.4%·깡통전세 8.3%
"보증금 미반환 리스크 확대로 주택시장 하방압력 높일 수 있어"

(자료제공=한국은행)
(자료제공=한국은행)

[뉴스웍스=전현건 기자] 우리나라 전세 가구 가운데 절반은 전세보증금이 시세보다 비싼 '역전세' 위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역전세 가구의 절반 이상은 내년 상반기 전세 만료 기한이 도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8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경제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잔존 전세 계약 가운데 역전세 위험가구 비중은 지난해 1월 25.9%(51만7000호)에서 올 4월 52.4%(102만6000호)로 크게 높아졌다.

깡통전세 위험가구 비중도 지난해 1월 2.8%(5만6000호)에서 올 4월 8.3%(16만3000호)로 크게 증가했다. 

이는 한은 조사국이 부동산 실거래 마이크로데이터를 바탕으로 연평균 약 200만건에 달하는 전월세 신고 명세를 분석한 결과다. 전월세 신고제가 아직 계도 중인 점을 고려하면 실제 깡통전세 위험 가구는 더 많을 수 있다.

한은은 "지난해 이후 주택시장이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매매시세가 기존 전세보증금보다 낮은 '깡통전세'와 전세시세가 기존 전세보증금보다 낮은 '역전세'가 최근 크게 늘어났다"고 부연했다.

지역별로 깡통전세와 역전세 비중을 살펴보면 서울(1.3%, 48.3%)보다 비수도권(14.6%, 50.9%)과 경기·인천(6.0%, 56.5%)에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4월 기준으로 관련 현황을 살펴보면 깡통전세에 해당하는 주택의 경우 평균적으로 기존 보증금대비 매매 시세가 2000만원 정도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역전세에 해당하는 주택을 보면 기존 보증금 대비 현재 전세가격이 평균 7000만원 정도 하회한다. 깡통전세의 기존 보증금과 매매 시세 격차의 상위 1%는 1억원 이상인 것으로 분석된다. 또 역전세의 기존 보증금과 현재 전세 가격 격차의 상위 1%는 3억6000만원 이상인 것으로 추정됐다. 

(자료제공=한국은행)
(자료제공=한국은행)

문제는 깡통전세와 역전세 대부분의 만기가 올해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 도래한다는 점이다. 깡통전세 72.9%와 역전세 59.1%가 내년 상반기 계약 만기를 앞두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4월 현재 깡통전세 계약 중 올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에 만기 도래하는 비중이 각각 36.7%, 36.2%이며, 역전세는 28.3%, 30.8%인 것으로 분석된다. 

한은은 "깡통전세와 역전세의 증가는 전세보증금 미반환 리스크를 확대시킬 뿐만 아니라 주택 시장의 하방압력을 높일 수 있다"며 "깡통전세와 역전세에 따른 보증금 상환 부담은 매물 증가로 이어져 매매 가격에 대한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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