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현건 기자
  • 입력 2023.06.01 18:01

한은, 하반기 건설투자 전망치 -1.4%…KDI -0.2% 전망

서울 목동 아파트 전경. (사진=최승욱 기자)
서울 목동 아파트 전경. (사진=최승욱 기자)

[뉴스웍스=전현건 기자] 부동산 경기 둔화, 정부 SOC 예산 축소, 원자재값 상승 등 삼중고로 하반기 건설업계의 부진이 길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5월 경제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 하반기 건설투자 전망치는 -1.4%로 제시됐다. 상반기 건설투자 전망치(0.7%)에 비해 -2.1%포인트 낮아졌다. 이에 따라 연간 건설투자 전망치 역시 -0.4%로 역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하반기 건설투자를 두고 부동산 경기 둔화, 정부 SOC 예산 축소 등으로 부진한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 1분기만 하더라도 건설투자는 심각했던 자재 수급난이 일부 완화되며 기착공된 공사의 진척속도가 높아지는 등 소폭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오는 7월부터 다시 시멘트 가격 등 원자재값이 상승할 예정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쌍용C&E는 최근 레미콘사 측에 오는 7월부터 시멘트 가격을 톤당 14.1% 인상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이에 따라 1종 벌크 시멘트는 톤당 10만4800원에서 11만9600원으로, 슬래그시멘트는 톤당 9만5800원에서 10만9300원으로 각각 오른다.

더욱이 지난해 미분양주택 누적 등으로 건설사의 재무건전성이 악화된 점도 건설투자의 감소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국토부 주택통계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준공후 미분양은 8716가구로 전월(8650가구)보다 0.8%(66가구)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기존 미분양 물량이 쌓이면서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당분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주택시장의 급격한 하락세는 다소 진정됐지만 높은 금리수준과 전세시장 불안 등으로 당분간 하방압력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은은 이에 따라 내년도 건설투자 역시 주거용 건물건설 부진이 이어지면서 0.2% 증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향후 건설투자는 부동산 경기 위축에 따른 신규 공사 감소가 시차를 두고 영향을 미치는 데다 정부 SOC 예산도 축소됨에 따라 감소세로 전환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앞서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올 하반기 건설투자가 마이너스로 전환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KDI는 올해 건설투자가 상반기 0.9%, 하반기 -0.2%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KDI 관계자는 "건설투자는 건축부문을 중심으로 다소 개선됐지만, 주택 관련 선행지표의 감소세가 지속되면서 회복세가 제한적인 수준에 머무를 것"이라고 진단했다.

KDI에 따르면 선행지표인 건설수주는 건축부문을 중심으로 12.5% 감소하며, 지난해 4분기(-17.4%)에 이어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건축부문은 경기가 부진한 주택(-34.5%)을 중심으로 24.5% 감소했다.

KDI 측은 주택 인허가와 착공의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주택건설이 부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전문가들은 미분양 주택 증가세 확대, 원자재값 상승 등으로 상반기보다 상황이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미분양 주택 증가세가 확대되고 이로 인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증가하고 있다"며 "올 하반기에도 시장불확실성이 해소되지 못하며 부동산, 건설 관련 사업들이 전반적으로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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