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지혜 기자
  • 입력 2023.06.07 16:15
리튬, 원통형 배터리, 니켈, 양극재, 코발트. (사진제공=포스코케미칼)
리튬, 원통형 배터리, 니켈, 양극재, 코발트. (사진제공=포스코케미칼)

[뉴스웍스=고지혜 기자]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보조금 제외 대상인 '해외우려단체(FEOC)' 세부 지침이 이달 중순 발표된다. '중국산 원료 절대 불가'와 같은 최악의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중국 의존도 80% 넘는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호주, 미국 기업 등과의 공급 계약을 확대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중순 중 IRA 의견 수렴 기간이 종료된다. 이후 미 상무부는 이를 종합해 '해외우려단체(FEOC)' 세부 지침을 발표할 예정이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해부터 추진하고 있는 IRA는 북미 지역에서 조립된 전기차에 최대 7500달러의 세금을 공제하는 것이 골자다. 반대로 해외 우려 기업이 생산하거나 자본을 투입한 배터리에 대해서는 지원이 제외된다. 아직 해외 우려 기업의 지분 비율 등 구체적 적용 범위가 발표되지 않았지만, 중국 기업이 다수 포함될 것이라는 시각이 존재한다. 이는 한국 배터리 기업의 핵심 원자재 공급망에도 큰 변화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국내 배터리 기업은 중국 의존도가 매우 높은 편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자원개발 한일 비교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기업의 흑연과 리튬 중국 의존도는 각각 94%, 87.9%다. 다른 이차전지 필수 광물인 코발트(72.8%)·희토류(85.7%)도 높은 의존도를 보였다. 이는 중국이 세계 최대 핵심 광물 보유국인 데다, 광물 원료를 가공해 제품화하는 제련시설들이 중국에 모여있기 때문이다.

반면 지난해 한국이 미국 또는 미국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으로부터 수입한 비중은 15%로 집계됐다. 미국과 FTA 체결국에서 채굴·가공한 핵심 광물을 40% 이상 사용 시 보조금(3750달러)을 지급하도록한 요건에 크게 미달하는 수치다.

이에 국내 기업들은 과도한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날 호주 배터리 소재·장비 기업 노보닉스와 배터리 음극재 핵심 소재인 인조흑연 공동개발협약(JDA) 및 전략적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10년간 5만톤 이상의 물량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또한 투자 안전성 확보와 핵심 소재 기업과의 공고한 협력관계 구축을 위해 약 3000만달러를 투자해 노보닉스 전환사채(CB)도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달 캐나다에 리튬 광산을 운영하고 있는 호주 그린테크놀로지메탈스와 리튬정광 생산량 25% 공급 및 지분 투자 계약(약 7.89%)을, 지난해 11월에는 미국 컴파스 미네랄과 탄산리튬의 40%를 25년부터 6년간 공급받는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달 29일 호주 블랙록마이닝 자회사인 파루 그래파이트로부터 탄자니아 천연 흑연을 25년간 총 75만톤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했다. 공급받는 흑연은 파루 그래파이트가 보유한 마헨지 흑연광산이 원천이며, 이 광산은 매장량 기준 세계 2위의 대규모 천연흑연 광산이다. 

LG화학은 양극재 핵심 소재인 리튬과 니켈을 오는 2028년까지 각각 65%, 50% 자체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2월에는 북미산 리튬 광석을 올해부터 4년간 연간 5만톤씩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전기차 5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직접 제련사업에 뛰어드는 기업도 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최근 호주·뉴칼레도니아에 이어 인도네시아에 니켈 제련 공장 신설하기로 했다. 또 지난 2006년 투자한 뉴칼레도니아 광산에서 니켈광을 가져와 직접 제련할 공장도 광양에 건설 중이다. 광양 제련 공장은 올해 하반기 준공을 목표로 하며, 오는 2030년까지 니켈 22만톤에 대한 생산체제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LS MnM 출자사 토리컴도 지난 3월 충남 아산시 사업장에 연간 5000톤 규모의 황산니켈 생산공장을 준공했다. 토리컴은 금·은·백금·팔라듐 등 유가금속을 리사이클링하는 도시광산 기업이다. LS MnM이 동제련 공정에서 생산한 조황산니켈(니켈 함량 18% 이상)을 공급하면 토리컴이 불순물 정제와 결정화를 거쳐 이차전지용 황산니켈을 생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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