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지혜 기자
  • 입력 2023.06.08 18:38

中 합작 관계 유지하며 전구체 공장 국내 건설 추진

SK이노베이션 연구원이 전기차용 배터리 셀을 들고 있다. (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 연구원이 전기차용 배터리 셀을 들고 있다. (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뉴스웍스=고지혜 기자] 국내 기업의 배터리 핵심 광물 중국 의존도가 올해 들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이 인플레이션 감축법으로 대중국 견제를 강화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국내 기업들의 공급망 리스크가 한층 더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4월 53% 수준이던 배터리 핵심 광물의 중국 의존도는 1년 만에 8.3%포인트 증가한 61.3%를 기록했다.

배터리 광물의 원산지는 호주(리튬), 콩고(코발트), 남아공(망간) 등으로 분집되어 있지만, 대부분의 제련시설이 중국에 있다 보니 상품화를 위해 중국을 거치는 것은 불가피한 실정이다. 에너지 조사기관 BNEF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수산화리튬 주요 제련국 가운데 중국의 비중은 75%에 달한다. 중국에서 제련되는 망간과 코발트 제조 비중도 각각 90%, 70%를 차지했다. 

광물 제련은 광산에서 채굴한 광물을 잘게 부수고 걸러낸 뒤 응축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에서 대량의 물이나 화학약품이 과도하게 사용되면서 극심한 환경오염을 일으킨다. 특히 리튬의 경우 채굴·제련 과정에서 사용되는 용수에 금속 독성물질을 주입해 부영양화(영양염의 농도가 자연 상태일 때보다 더 높은 상태)를 유발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전 세계 기업들이 제련시설 운영을 주저한다. 기후 위기를 막기 위해 탄소중립을 외치고 있는 그들에게 제련 사업은 모순이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들은 중국 업체와의 협력 관계를 깨지 않으면서 의존도를 단계적으로 낮추려 하고 있다. 중국업체와 합작을 하되, 광물 관련 공장 건설지를 국내로 정하는 방안이 대표적이다. 이는 IRA의 FTA 체결국 생산품 규정을 어기지 않고, 생산능력도 확충할 수 있어 두 마리 토끼를 잡기에 용이하다.

SK온과 에코프로는 중국 거린메이(GEM)와 합작법인 GEM코리아뉴에너지머티리얼즈를 설립하고, 최대 1조2100억원을 들여 연산 5만톤 수준의 전구체 공장을 새만금에 세울 계획이다.

LG화학은 울산광역시 온산산업단지와 새만금국가산업단지에 각각 전구체 공장을 건설 중이다. 온산의 경우, 고려아연 계열사 켐코와 '한국전구체주식회사'를 설립해 내년 2분기 양산을 목표로 건설 중이며, 새만금은 화유코발트와 함께 연산 10만톤 규모의 공장을 짓는다.

포스코퓨처엠도 화유코발트와의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포항 영일만 일반산업단지에 2027년까지 전구체 생산 공장과 전구체 원료 중 하나인 니켈 원료 생산라인을 건설한다. 연산 1만5000톤 규모에서 44만톤으로 생산능력을 확대해 내재화율을 높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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