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우성숙 기자
  • 입력 2023.06.07 16:44
제3호 태풍 구촐 예상경로 (자료제공=기상청)
제3호 태풍 구촐 예상경로 (자료제공=기상청)

[뉴스웍스=우성숙 기자] 제3호 태풍 '구촐(GUCHOL)'이 필리핀 동쪽에서 발달해 일본 남쪽 해상인 오키나와를 향해 북상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우리나라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는 하지만 태풍의 경로가 유동적이어서 만약의 경우에 대비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

7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6일 오후 9시께 필리핀 마닐라 동쪽 약 1490km 해상에서 발생한 제5호 열대저압부가 이날 오전 3시 제3호 태풍 구촐로 발달해 시속 45㎞의 속도로 북상하고 있다. 구촐은 미크로네시아 연방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이 나라 현지어로 향신료의 일종인 '강황'을 의미한다.

구촐의 이동경로는 발달 초기 필리핀 및 대만 방향으로 북서진하다가 10일쯤 북동쪽으로 방향을 틀어 일본으로 향한 뒤 오는 12일쯤 일본 오키나와 동쪽 약 510㎞ 해상에 도달할 전망이다. 

북서진 후 북동진은 최근 괌을 강타해 큰 피해를 줬던 제2호 태풍 '마와르(MAWAR)'와 비슷한 행보다. 앞서 마와르도 필리핀 및 대만 동쪽 해상을 거쳐 오키나와까지 올라온 것과 유사하다는 얘기다.

다만 구촐의 북진 각도가 좀 더 가파를 것이라는 게 기상청의 예상이다. 이에 따라 구촐이 북상하면서 세력도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중심기압 996hPa(헥토파스칼), 중심최대풍속 초속 20m, 강풍반경 220㎞의 세력을 유지하고 있는 태풍은 오는 8일 새벽 최대풍속 초속 27m 강도 '중'의 세력까지 강해지고, 9일 새벽엔 최대풍속 초속 35m 강도 '강'으로 강해질 전망이다. 이어 오는 12일까지 초속 30m 후반대의 강한 세력을 유지하며 일본을 향해 북상할 것으로 예보됐다. 강풍반경도 최대 300㎞ 범위로 확대될 전망이다.

일반적으로 태풍의 강도는 중심기압과 최대풍속을 기준으로 '초강력(중심기압 920hPa 이하·최대풍속 65㎧ 이상)-매우 강(920~950hPa·50~65㎧)-강(950~980hPa·30~50㎧)-중980hPa 이상·17~30㎧)' 등 4단계로 분류한다. 이번 태풍의 강도가 '중'에서 시작해 '강' 수준이라는 것은 간판이나 지붕이 날아가는 것은 물론 기차가 탈선할 수 있는 정도의 세기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구촐이 우리나라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그리 크지 않다는 점이다. 하지만 구촐이 한반도 가까이 오지 않더라도 수증기를 우리나라 주변으로 유입시켜 강한 비구름을 만들 가능성이 있어 이에 대한 대비는 필요해 보인다. 앞서 지나간 태풍 마와르가 지나지 않은 일본 본토에 많은 비가 내리고 일부는 폭우 피해를 입었다는 사실을 상기해야 한다는 얘기다.

실제 올해는 태풍은 물론 집중호우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올해는 라니냐가 물러가고 엘니뇨가 출현하면서 올여름 한반도로 북상하는 태풍의 개수는 예년보다 적겠지만 한 번 발생하면 위력은 더 강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오는 7월과 8월에는 맑은 날을 찾아 볼 수 없을 만큼 비 오는 날이 계속 될 것으로 보여 각종 안전사고 및 집중호우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재해에 대한 대비는 과하면 과할수록 좋다. 무엇보다 최악의 상황을 상정한 대비책을 강구해야만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올해 태풍과 집중호우에 대한 피해가 예상된다는 경고음을 결코 허투루 들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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