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유한새 기자
  • 입력 2023.06.08 15:20

비수도권 인근 지점 통폐합…접근성 약해져
"고객 대부분 MTS 활용"…고령층 소외 '심각'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차진형 기자)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차진형 기자)

[뉴스웍스=유한새 기자] 증권사 지점의 감소세가 거세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줄여나가고 있지만, 지점 수가 절대적으로 적은 비수도권 지역에서도 축소하고 있어 고령층 등 소외계층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점이 10개 이하인 메리츠증권과 키움증권을 제외한 7대 증권사의 올해 3월 말 전국에 보유한 지점(영업소 제외)은 총 440곳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대비 22곳(4.76%) 줄어든 수준이다.

1년 동안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삼성증권으로, 43곳에서 29곳으로 14곳(32.56%) 감소했다. 그 뒤를 이어 ▲신한투자증권(80→75곳) ▲한국투자증권(67→64곳) ▲NH투자증권(71→69곳) 순이다. 

미래에셋증권과 하나증권의 전국 지점은 올해 3월 말 각각 78곳, 50곳으로 전년 동기 대비 1곳씩 늘렸다. KB증권은 지난해와 동일한 75곳으로 나타났다.

증권사의 지점 축소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7개 증권사의 올해 3월 말 기준 서울 지점은 188곳으로, 전년 동기보다 5곳(2.59%) 줄어들었고, 같은 기간 경기도 지역도 74곳에서 69곳으로 5곳(6.76%) 줄어들었다. 인천에서도 전년 동기보다 2곳 줄어들었다. 

전국에서 22곳이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절반 넘게 수도권에서 감소했다. 특히 지점 감소세가 가장 돋보였던 삼성증권은 수도권 지역에서만 10곳 줄였다.

증권사의 지점 축소는 점포를 통폐합해 대형 복합센터로 전환하는 데 기인한다. 지난해 삼성증권은 10월 강북과 일산 지점 6곳을 합쳐 초대형 복합센터로 전환했다. 서울 을지로에 위치한 강북금융센터 역시 이촌·마포·상계·합정 지점과 경기 일산 지점을 하나로 통합했다.

지점 대부분이 수도권에 몰려 있어 지점 축소가 수도권 중심으로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고객 대부분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이용하면서 자연스레 점포를 통폐합시키고 있다"며 "고객들도 지점에 대한 수요가 대형화·고급화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지역이 188곳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경기 69곳, 부산 25곳, 대구와 경북 각각 16곳, 경남 15곳, 인천과 광주 각각 14곳, 강원과 전북 각각 13곳, 대전 12곳, 울산 11곳, 충남과 전남 각각 10곳, 충북과 제주 각각 7곳 등이다.

실제로 증권사들은 지점을 줄이는 대신 MTS 강화에 더욱 힘을 주고 있다. 올해만 신한투자증권, 현대차증권, 하이투자증권이 MTS 개편에 나섰다.

다만 일각에서는 접근성이 떨어지는 비수도권에 대해서도 점포를 줄이면서 노인층에 대한 소외가 심해지고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1년간 수도권에서 지점을 한 곳 줄이는 대신 ▲부산광역시(4→3곳) ▲광주광역시(3→2곳) ▲울산광역시(2→1곳) ▲경상남도(2→1곳)에서도 한 곳씩 줄였다. 지난 4월 제주 2개 지점을 한 곳으로 통합하기도 했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지점 대형화 및 효율화를 통해 깊이 있는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지예 금융정의연대 사무국장은 "증권사들이 수익 중심으로 점포 폐쇄가 이뤄지고 있는데, 이런 상태면 지역 소외나 고령층 소외로 100%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고령층 같은 경우 비대면 시스템을 교육하더라도 반복적으로 해야되는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주요 증권사 지역별 지점 수. (자료=각사 분기보고서)
올해 1분기 말 기준 주요 증권사 지역별 지점 수. (자료=각사 분기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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