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현건 기자
  • 입력 2023.06.09 18:10

강서구 빌라 매매거래량 지난해 대비 3분의 1 수준…투자 수요도 위축

서울 강북구 수유동 빌라. (사진=전현건 기자)
서울 강북구 수유동 빌라. (사진=전현건 기자)

[뉴스웍스=전현건 기자] 빌라시장이 급격히 무너지고 있다. 최근 전세사기 공포로 매매수요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아파트 시장은 정부의 규제완화로 인해 거래량이 늘어나면서 서서히 반등하는 모습이다. 

9일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4월까지 비아파트 매매거래량은 6897건(빌라 6167건 단독 730건)으로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최소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비아파트 매매거래량(1만4175건)에 비해 51% 줄어든 것이다. 

서울에서 가장 많은 전세사기 사건이 있었던 강서구의 빌라 매매거래량은 지난해 대비 3분의 1 수준이다. 강서구의 비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지난해 1737건이었지만 올해는 607건으로 감소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전세사기 의심거래의 지역별 보증금 피해 규모는 강서구가 833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빌라가 외면 받는 가장 큰 요인으로 전세사기가 꼽히고 있다. 

매매가와 전세가 차이가 거의 없는 빌라 특성을 악용한 전세사기가 터지면서 빌라를 기피하는 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것이다. 빌라에 대한 공포감은 확대되고 있는데 금리 상승 둔화로 아파트 전세 수요가 증가하면서 투자 수요도 위축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3월 서울지역 빌라 매매수급지수는 81.7로, 전국 평균인 82.3보다도 낮다. 이 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0에 가까울수록 집을 팔려는 사람이, 200에 가까울수록 사려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뜻한다.

빌라시장이 점차 무너지는 동안 아파트시장은 기지개를 켜고 있다.

4월 서울아파트 매매거래량은 3188건으로 2021년 8월(4065건) 이후 거래량이 가장 많았다. 

정부의 전방위적인 부동산 규제 완화, 특례보금자리론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작년 7월부터 연말까지 1000건 아래로 떨어졌으나 올 들어 평균 거래량이 1000건을 넘어서며 회복하고 있다. 

아울러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주담대)도 늘고 있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주담대 잔액 증가폭이 3개월째 확대됐다. 지난달 전 금융권에서 주담대는 3조6000억원 늘었다. 지난5월(1조8000억원)과 비교해 증가폭이 2배로 늘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권 가계대출이 정책모기지와 일반개별주담대 영향 등으로 2개월째 증가 추세"라고 설명했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전세사기 영향으로 비 아파트의 전세 기피현상이 생겨나면서 갭투자도 사라지고, 매매 거래량도 얼어붙었다"며 "비 아파트와 아파트의 주거 선호도와 가격 격차는 더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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