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현건 기자
  • 입력 2023.06.13 16:51

상계 주공6단지 59㎡ 5월 6.8억…지난 1월 대비 18.4% 상승

서울 노원구 상계동에 있는 한 상가의 부동산중개업소들 전경. (사진=뉴스웍스 DB)
서울 노원구 상계동에 있는 한 상가의 부동산중개업소들 전경. (사진=뉴스웍스 DB)

[뉴스웍스=전현건 기자] 서울 강북권 최대어로 꼽히는 노원구 '미·미·삼'(미성·미륭·삼호3차)이 정밀안전진단 통과로 재건축을 최종 확정했다. 오랫동안 개발에서 소외됐던 노원구가 정부 규제 완화와 맞물려 재건축이 대규모로 추진되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노원구 아파트값도 서서히 상승하는 추세다. 

1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미성·미륭·삼호3차로 이뤄진 월계시영 아파트는 정밀안전진단 결과 'E등급'을 받아 즉시 재건축을 추진하게 됐다. 

노원구청 관계자는 "최종 결정은 구청에서 결재가 마무리된 다음 이뤄질 것"이라며 "이번 주 중 발표가 날 것"이라고 밝혔다. 

재건축 사업에서 안전진단은 예비안전진단(현지조사), 1차 정밀안전진단, 2차 정밀안전진단(적정성 검토) 등 단계로 진행된다. 1차 정밀안전진단에서 A~E등급 가운데 D등급 이하를 받아야 재건축이 가능하다. E등급은 2차 정밀안전진단을 거치지 않고 재건축이 가능하다.

월계시영은 강북권에서 가장 규모가 큰 재건축 추진 단지로 꼽힌다. 총 32개동, 3930가구로 이뤄져 있다. 1986년과 1987년에 걸쳐 완공돼 재건축 연한 30년을 훌쩍 넘겼다.

2019년 10월 예비안전진단 탈락 후 지난해 다시 도전해 통과했다. '미미삼'은 1차 정밀안전진단에서 E등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E등급이 최종 확정되면 적정성 검토 절차 없이 재건축 추진에 나설 수 있다.

노원구는 1980년대 택지 개발을 통해 공급된 노후 아파트가 대다수다. 대부분 재건축 연한 30년을 채운 상황이다. 노원구에 따르면 30년을 채운 아파트는 55개 단지에 7만4000세대다. 거주 인구는 18만명으로 추산된다.

정부가 재건축 규제를 완화한 이후 이 지역에서는 재건축의 문을 노크하는 단지들이 급격히 많아지고 있다. 현재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한 노원구 아파트 단지는 31곳에 이른다.

실제로 '미미삼'뿐만 아니라 인근에 위치한 삼호4차아파트 역시 최근 정밀안전진단을 E등급으로 통과해 재건축을 확정지었다. 2213가구 규모 상계주공3단지도 최근 정밀안전진단을 E등급으로 통과했다. 지난 1월에는 상계주공1·2·6단지와 상계동 한양아파트가 재건축 안전진단 규제 완화를 소급 적용받아 재건축을 확정지었다.

최근에는 노원구청이 3481가구에 이르는 중계그린아파트의 재건축 판정을 위해 정밀안전진단 입찰 공고를 내기도 했다.

재건축 바람이 일면서 노원구 일대 아파트값도 서서히 오르고 있다. 특히 9억원 이하 특례보금자리론 출시로 젊은 층의 중저가 아파트 매수가 이어지면서, 급매물 소진 이후 호가가 조금씩 상승 중이다. 월계시영 59.22㎡는 지난달 7억~7억2500만원에 실거래됐고, 현재 저층을 제외한 매물의 호가는 7억5000만~7억7000만원에 형성된 상황이다.

재건축 안전진단을 최종 통과한 '상계 주공6단지'의 경우 전용면적 59㎡가 5월 6억87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1월 거래가격인 5억8000만원과 비교하면 상승률은 18.4%(1억700만원)에 달한다.

다만 전문가들은 안전진단을 통과하면서 재건축이 확정됐음에도 가격 급등이 빠르게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안전진단을 시행하려던 아파트 단지들에는 호재지만 가격 급등은 쉽지 않다"며 "재건축은 특히 사업 완료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길기에 더욱 그렇다. 물론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안전진단 통과가 재건축에서 의미가 있는게 사실"이라며 "사업은 변수가 많기 때문에 앞으로의 향방은 두고 봐야 한다. 다만 현장에서는 기대감이 크게 작용할 것이고, 팔려던 사람들은 일단 상황을 보고 결정할 거라 호가는 오른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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