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3.07.05 09:55
아스파탐 1일 안전기준치. (자료제공=식품의약품안전처)
아스파탐 1일 안전기준치. (자료제공=식품의약품안전처)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아스파탐이 '발암물질'로 지정될 수 있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먹거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아스파탐은 설탕 대신 단맛을 내는 인공 감미료로 널리 쓰인다. 아스파탐은 동일한 열량의 설탕보다 200배나 더 달다. 단맛은 높지만, 열량은 낮아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업계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는 제로슈거(무설탕) 음료는 물론 막걸리, 제과, 의약품 등 다양한 곳에 사용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인 국제암연구소(IARC)가 오는 14일 아스파탐을 발암 가능 물질(2B군)로 분류할 예정이라고 전해짐에 따라 논란이 일어났다. 암 유발 위험도가 가장 높은 1군, 발암 추정 물질인 2A군 다음인 2B군이다. 2B군은 인체뿐 아니라 동물 발암 자료도 제한적으로 확인된 경우에 해당한다. 참고로 2B군에는 고사리도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60㎏ 성인 기준으로 제로 음료는 하루에 55캔(1캔에 250㎖·아스파탐 약 43㎎) 이상을, 막걸리는 33병(1병 750㎖·아스파탐 72.7㎖) 이상을 마셔야 1일 섭취허용량(ADI)에 도달한다. ADI는 사람이 일생 매일 먹더라도 유해한 작용을 일으키지 않는 체중 1㎏당 1일 섭취 가능량을 말한다.

1일 섭취 허용량 이내로 먹으면 안전하지만, 일단 '발암 물질'로 언급되면 부정적인 영향을 피하기 힘들다. 현재도 MSG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것을 보면 향후 아스파탐 괴담이 어떻게 진행될지 미루어 짐작된다.

MSG, 즉 L-글루탐산 나트륨은 화학조미료로 음식의 맛을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많은 과학자의 연구 결과 '유해성이 없다'고 밝혀졌지만, 여전히 건강을 해친다는 비판을 받는다. MSG는 1일 섭취 허용량조차 설정돼 있지 않다. 평생 먹어도 안전한 식품첨가물로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자연에서도 존재하는 물질이지만 우리 사회에서는 '괴담'의 피해를 받고 있다. 오죽하면 음식점에서 'MSG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자랑할까.

'선풍기를 틀고 자면 죽는다'는 선풍기 괴담은 에어컨이 대세인 오늘날에도 여전히 살아있다. 괴담이 되면 사실을 들려줘도 믿지 않는 사람들이 생긴다. 

내 건강과 관련된 만큼 걱정은 당연히 할 수 있고, 해야 할것이다. 그렇다고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 식약처도 WHO 발표 후 우리 국민의 섭취량과 아스파탐을 사용하는 국가들의 동향을 종합 검토해 합리적인 대응 방안을 내놓을 방침이다.

막연한 공포심을 갖기보다는 '과학적' 근거에 기댈 필요가 있다. 식약처의 판단을 잠시 기다려 보자. 사실 IARC 발암물질 1군에 술과 담배가 있다. 음주와 끽연을 즐기면서  제로 음료를 무서워하는 것은 비논리적이고 자기모순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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