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유한새 기자
  • 입력 2023.07.17 11:39

"유상증자 당위성 인정받아야…신중한 결정 필요"
CJ CGV·SK이노, 유상증자 발표 후 35%·10%↓

CGV 여의도점. (사진제공=CJ CGV)
CGV 여의도점. (사진제공=CJ CGV)

[뉴스웍스=유한새 기자] 최근 일부 기업들이 대규모 유상증자를 발표하자, 해당 종목들의 주가가 급락하고 있다. 통상 유상증자는 지분가치 하락 우려가 있어 악재로 작용한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기업들이 유상증자를 결정할 때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CJ CGV는 지난달 20일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했다. 5700억원은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이며, 4500억원은 모회사인 CJ를 상대로 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을 현물 출자할 계획이다.

신주 발생 주식수는 7470만주로, 현재 상장 주식수(4772만8537주)의 1.5배에 달한다.

이같은 소식에 주가는 급락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CJ CGV는 지난달 20일 대규모 유상증자 발표 후 지난 14일까지 주가가 35.86% 하락하며 9300원에 마감했다. 지난 7일에는 852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지난 23일에는 SK이노베이션이 1조1777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단행을 공시했다. 18만원선에서 거래되던 주가는 10%가량 하락하며 16만3000원선으로 주저앉았다.

통상 유상증자는 이자 비용이 발생하지 않고, 재무구조가 개선되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기존 주주의 지분가치 하락 후려가 있어 통상 악재로 작용한다.

두 종목 모두 유상증자 자금 대부분을 채무상환에 쓴다고 밝혔다. 빚 갚는 용도로 쓴다는 소식에 주가는 급락했고, 투자자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이에 증시 전반에 '유상증자 주의보'가 내려졌다.

증권가도 무분별한 유상증자에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유상증자가 주가에 악재로 인식되는 이유는 자금 조달의 당위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라며 "잘못된 경영 활동 과정에서 악화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유상증자라면 경영진의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물론, 유상증자가 모두 악재로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일부 기업, 특히 바이오 중소형 종목들은 유상증자 자금을 인수합병(M&A)이나 신성장 투자 등으로 사용한다는 소식에 주가가 오르기도 한다.

일례로 지난 2021년 포스코퓨처엠은 이차전지 소재 부문을 핵심 사업으로 키우기 위해 1조273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자금조달 목적은 시설자금 6878억원, 운영자금 4410억원, 타법인증권취득자금 1447억원이다. 이 회사는 유상증자 이후 주가가 오르며 신주 발행가액이 6만700원에서 7만1500원으로 상승했다. 

최 연구원은 "유상증자 이후 주가가 상승한 기업도 있다"며 "이들 기업은 자금의 활용 방안과 유상증자 당위성 등을 시장에서 인정받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유상증자 시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전했다. 최 연구원은 "아무리 꼭 필요한 유상증자라고 하더라도 유상증자는 기존 주주의 가치를 훼손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신중한 결정과 완벽한 자금 활용 계획이 필요하다"며 "또한 차입, 사채발행과 함께 비업무용 자산 및 비주력 사업부 매각 등 다양한 옵션도 함께 고려, 유상증자가 최적의 자금 조달 방안임을 주주에게 설득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밝혔다.

한편, CJ CGV와 SK이노베이션은 각가 이달 20일과 28일 2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기업설명회를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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