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우성숙 기자
  • 입력 2023.07.22 00:01
라이파이 작동 원리. (자료제공=퓨어라이파이)
라이파이 작동 원리. (자료제공=퓨어라이파이)

[뉴스웍스=우성숙 기자] 조만간 인터넷 접속을 위해 와이파이 신호가 잡히는 곳을 찾아 헤매는 일이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기존 와이파이(WiFi)보다 전송 속도가 약 100배 빠르다고 알려진 '라이파이(LiFi)'가 최근 국제전기전자공학자협회(IEEE) 표준 기술로 지정되면서 상용화가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여서다.

라이파이는 빛(Light)과 와이파이의 합성어로, 건물 실내에 있는 전등이나 가로등 등 조명이 있는 곳에서 빛을 이용해 인터넷을 연결할 수 있는 기술이다. 와이파이, 5G 등은 무선 전파를 이용하는 것과는 달리 라이파이는 발광다이오드(LED) 가시광선을 이용한다는 점이 차별점이다.

라이파이 기술은 2011년 해럴드 하스 영국 에든버러대 교수가 처음 소개했다. LED 등의 빛은 사람의 눈으로 인식하지 못하지만 1초에도 수백 번 깜빡인다는 점을 이용해 이 가시광선으로 0과 1로 표시되는 디지털 신호를 전달하는 방식을 세상에 알린 것이다.

라이파이의 가장 큰 장점은 와이파이보다 넓은 주파수 영역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라이파이로 운용할 수 있는 가시광선 주파수 범위가 380~750테라헤르츠(㎔)여서 기존 와이파이거 아용하는 주파수 범위(300㎒~30㎓)보다 약 1만배 이상 넓기 때문이다. 이는 라이파이의 전송 속도가 와이파이보다 100배 빠르다는 것을 뜻한다.

네트워크 환경 구축과 사용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라이파이 모듈을 내장한 LED 조명을 집이나 사무실 천장 등에 설치하면 되기 때문에 공유기와 같은 별도의 네트워크 장비를 마련할 필요가 없고, 에너지 효율이 90%에 가까운 LED 특성상 전력 소모도 적기 때문이다.

가시광선을 이용하기 때문에 전파 혼선 우려로 통신 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려웠던 항공기 안에서도 인터넷을 자유롭게 쓸 수 있고, 전자파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도 돋보이는 대목이다.

전파를 사용하지 않아 도청이나 감청 등 보안상의 취약점을 극복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차세대 군 통신체계로 주목을 받고 있다. 실제 공급계약도 이뤄졌다. 지난 2021년 유럽에 주둔하고 있는 미 육군이 420만 달러 규모의 라이파이 도입계약을 체결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미군이 보안상의 약점 등 와이파이의 단점을 상당 부분 극복할 장치로 라이파이를 주목한데 이어 IEEE가 표준 기술로 지정하면서 라이파이 상용화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미 라이파이 기술의 대표적인 기업으로 꼽히는 영국의 퓨어라이파이가 선두 주자이고, VLN컴, 제로원, 라이트비, LIFX 등의 기업이 라이파이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삼성전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GE, 파나소닉, 화웨이 등도 상용화를 위한 연구·개발에 나서고 있다.

디지털 시대가 된 만큼 라이파이는 앞으로 더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자율주행차, IoT(사물인터넷) 등의 사용이 일상화되면 기존의 제한된 주파수로는 새로운 디지털 환경을 감당할 수 없을 것으로 보여서다. 다만 라이파이는 빛이 도달 가능한 곳에만 네트워크가 연결된다는 점이 한계다. 이는 라이파이와 와이파이가 보완재이지 대체재가 아니라는 뜻이기도 하다. 각각의 장단점이 있는 만큼 서로의 단점을 보완하는 형태로 발전해야만 이용자들의 편의도 증진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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