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상우 기자
  • 입력 2023.07.25 19:42
HMM 컨테이너선. (사진제공=HMM)
HMM 컨테이너선. (사진제공=HMM)

[뉴스웍스=김상우 기자] 하림그룹과 동원그룹이 HMM(옛 현대상선) 인수전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앞서 시장에서는 HMM 인수 의사를 명확히 밝힌 SM그룹 외에도 현대자동차그룹과 포스코그룹, CJ그룹, LX그룹 등을 인수 후보군으로 거론한 바 있다. 재계 27위인 하림그룹과 54위인 동원그룹이 인수전에 합세한다면 5조원대가 거론되는 HMM 몸값이 더욱 치솟을 가능성도 충분해 보인다.

25일 증권가에 따르면 동원그룹은 최근 삼성증권을 통해 HMM 투자설명서(IM)를 받았다. 동원그룹은 HMM 인수를 통해 기존 항만(동원부산컨테이너터미널)과 육상 물류(동원로엑스)에 이어 해상 운송까지 물류사업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동원그룹은 HMM 인수를 통해 재계 순위가 껑충 뛰어오를 수 있다. 재계 순위 54위인 동원그룹은 지난 3월 기준으로 자산총액이 약 8조9000억원대다. 자산총액이 25조원대에 이르는 HMM을 인수하면 동원그룹의 재계순위는 16위인 LS그룹(약 29조5000억원)을 앞지른다.

다만 인수 비용의 자체 조달이 불가능해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등 재무적투자자(FI)와 손잡고 인수 추진에 나설 수밖에 없다. 한편에서는 올해 1월 동원그룹이 한국맥도날드 인수전에 단독 참여했으나 인수가를 두고 이견차가 컸던 것처럼, 과감한 투자에 나설지 의문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동원그룹은 최근 자사주 소각을 예고하고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이 잇따르는 등 그룹 차원의 주가 부양 의지를 확고히 했다. 이러한 점을 미뤄볼 때 인수전 참여를 통한 자본시장의 이익을 염두에 둘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하림그룹은 JKL컨소시엄과 삼성증권을 통해 HMM 투자설명서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림이 주요 지분 매입에 나서고, JKL파트너스가 펀드 조성을 통해 소수 지분을 사들일 것이란 시나리오가 제기된다.

앞서 하림과 JKL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벌크선사 팬오션을 공동 인수하며 협업 성과를 창출한 바 있다. 팬오션은 인수 당시인 2015년에 연간 매출 1조8000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6조4200억원으로 7년여 만에 3배 이상 매출이 급증했다. 영업이익도 같은 시기 2000억원대에서 8000억원대로 4배 가까이 늘어 성공적인 인수 사례로 자리매김했다.

하림이 HMM 인수에 성공한다면 팬오션과의 시너지를 창출하는 등, 해운 사업에서 규모의 경제를 꾀할 것으로 분석된다. 팬오션 인수가 기존 사료사업 성장에도 크게 기여한 만큼, HMM 인수를 통한 여러 사업분야의 적용도 고민할 수 있다.

더욱이 시장에서는 하림그룹과 JKL파트너스는 KDB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가 10월까지 주식전환에 나설 예정인 1조원 규모 영구채에서 잔여 영구채(1조6800억원) 일부까지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는 구체적 계획안까지 흘러나왔다. 영구채 주식 전환에 따른 자금 동원력을 검토한 후에 인수전 참여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자산총액 17조원대인 하림이 HMM을 인수한다면 재계순위는 13위인 CJ그룹(약 40조7000억원)을 제치게 된다.

다만 양사는 인수전 참여에 대해 확인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동원산업 관계자는 “인수전 참여를 검토 중인 것은 맞으나 확정된 사안은 아무것도 없다”며 “인수전 참여가 결정되면 공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림도 “확인이 어렵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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