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다윗 기자
  • 입력 2023.07.30 08:00

글로벌 경기 침체에 휘청인 전자 업계

삼성전자 서초 사옥. (사진=고지혜 기자)
삼성전자 서초 사옥. (사진=고지혜 기자)

[뉴스웍스=전다윗 기자] 2분기 실적 발표 시즌을 맞이한 전자 업계가 줄줄이 성적표를 공개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영향으로 전방산업과 후방산업 가리지 않고 휘청이는 와중, 실적 방어에 성공한 기업들도 눈에 띈다. 

30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60조55억원, 영업이익 668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2.3%, 영업이익은 95.3% 급감한 수치다.

예상을 하회한 2분기 실적은 그간 삼성전자 전체 실적을 견인하던 반도체가 흔들린 탓이 크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악화된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 부문의 올해 2분기 적자 규모는 4조3600억원에 달한다. 지난 1분기에도 DS 부문은 4조58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반도체에서만 9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손실을 본 것이다.

삼성전자와 국내 반도체 산업을 양분하고 있는 SK하이닉스도 2분기 고전을 면치 못했다. SK하이닉스의 올해 2분기 매출은 7조3059억원, 영업손실은 2조8821억원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7%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으로 지난해 4분기부터 적자를 기록한 SK하이닉스는 이로써 3개 분기 연속 적자를 내게 됐다. 3조4023억원의 적자를 낸 지난 1분기를 포함, 올해 기록한 적자 규모만 6조원을 넘겼다.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 전경. (사진제공=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 전경. (사진제공=삼성디스플레이)

디스플레이 업계 역시 경기 침체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2분기 매출 4조7386억원, 영업손실 881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5%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지난해 2분기 4883억원의 적자를 낸 LG디스플레이는 이번 분기까지 5개 분기 동안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게 됐다. 

삼성디스플레이의 2분기 매출은 6조4800억원, 영업이익 8400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9%, 20.7% 하락한 수치다. 다만 글로벌 경기 침체와 계절적 비수기가 겹친 상황인 점을 고려하면 양호한 성적이란 평가도 나온다. 

LG이노텍 본사 전경. (사진제공=LG이노텍)
LG이노텍 본사 전경. (사진제공=LG이노텍)

부품 업계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LG이노텍은 매출 3조9072억원, 영업이익 184억원의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93.7% 감소했다. 계절적 비수기와 글로벌 경기 침체, 고물가 등 대외 악재에 직격탄을 맞았다. 

삼성전기의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2205억원, 2050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0%, 영업이익은 43$ 감소했다. LG이노텍보다는 선방했지만, 스마트폰 등 IT 수요 감소 여파를 완전히 피하진 못했다. 

삼성전기 수원사업장 전경. (사진제공=삼성전기)
삼성전기 수원사업장 전경. (사진제공=삼성전기)

반면 TV·가전 업계는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선방했다. LG전자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 19조9984억원, 영업이익 7419억원의 확정 실적을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6.3% 감소했다. 매출은 역대 2분기 가운데 가장 많으며,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0% 이상 높다. 

삼성전자의 TV를 담당하는 VD(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와 생활가전 사업부도 반등에 성공했다. 2분기 VD·가전 사업부의 영업이익은 7400억원으로 전년 동기(영업이익 3600억원) 대비 105% 증가했다. 전 분기(영업이익 1900억원)와 비교하면 3배가량 늘었다. 영업이익은 4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예상하던 증권가 전망도 크게 상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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