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3.08.01 12:23
삼성전자 반도체 제조 라인에서 작업자가 이동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 반도체 제조 라인에서 작업자가 이동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뉴스웍스=최승욱 기자] 올해 반도체 수출은 1000억달러 내외로 작년보다 22.6% 줄어드는 반면 조선 수출은 210억달러 내외로 15.5%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하반기에 기계·조선·철강·반도체·자동차 일자리는 전년 동기 대비 늘겠지만 건설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전자·섬유·디스플레이·금융 및 보험 업종은 지난해 하반기와 비슷한 고용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한국고용정보원과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은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올해 하반기 주요 업종 일자리 전망'을 31일 내놓았다. 근로자 현황, 구인·채용 현황, 경기전망을 통해 10대 주요 산업별 동향과 이에 따른 일자리 수급 변화를 예상한 자료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다. 일자리가 늘어날 업종에는 인력을 신속히 공급하고 일자리가 줄어들 업종의 경우 기존 근로자 전직지원 등의 고용안정 서비스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반도체는 국내 수출 1위 품목이자 세계시장 점유율 2위를 기록 중인 넘버원 국가주력산업이다. 올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경기둔화로 작년(5898억달러)보다 10.2% 줄어든 5298억달러를 기록할 전망이다. 메모리는 3분기부터 공급 축소 효과가 본격화되면서 4분기 가격 반등이 기대되지만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 한국 메모리 수출은 작년(738억달러)보다 25.2% 감소한 552억달러, 시스템반도체 등은 작년(507억달러)보다 19.6% 줄어든 408억달러로 예상된다. 

하반기 일자리 증가율 2.8%는 2020년 하반기(2.9%)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2021년부터 지속된 4%대의 일자리 증가율 흐름이 지난 상반기로 마감되는 셈이다.

전자는 경기회복 지연과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지속, 금융시장 불안정성 확산 여파로 감소세가 예상됐다. 산업연구원은 지난 5월 정보통신기기, 가전, 반도체,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등 IT업종의 올 하반기 수출이 작년 하반기보다 8.9%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전자 업종의 하반기 일자리 증가율은 0.6%로 2020년 하반기(-1.2%)이후 가장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표제공=한국고용정보원)
(표제공=한국고용정보원)

관심의 초점은 스마트폰이다. 상반기 소비 감소 여파로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규모는 11억6480만대로 작년보다 2.8% 줄어들 전망이다. 다만 4분기에 11.4% 성장하면서 내년에는 반등이 기대된다.

올해 전세계 데스크톱PC 시장은 작년보다 11.4% 줄어들고 노트북 시장 역시 12.2% 감소할 전망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2020년 22.8% 성장했던 태블릿PC는 작년보다 5.2%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3년 연속 역성장하는 셈이다.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으로 수요가 이동되는 소비 흐름에 따른 결과다. 모니터 역시 소비심리 위축으로 작년보다 9.8% 줄어들며 감소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인포그래픽제공=한국고용정보원)
(인포그래픽제공=한국고용정보원)

한국은 세계 디스플레이 패널시장을 선도하는 국가이다. OLED는 고효율과 친환경을 중시하는 전자제품 선호도 변화 덕분에 전반적인 수요 개선이 예상된다. 올 하반기 글로벌 OLED 시장은 261.4억달러로 작년 하반기(240.9억달러)보다 8.5% 증가할 전망이다. IT제품의 OLED 적용 본격화에 따라 세계 최고의 OLED 제조기술을 지닌 국내 패널기업이 큰 혜택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의 하반기 OLED 수출은 90억7200만달러로 작년 하반기(78억1700만달러)보다 16.6% 늘어날 전망이다. 변수는 디스플레이가 내구재 성격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최소한 연말까지 고금리 흐름이 지속될 것이 확실시 되는 현실에서 예상과 달리 수요가 덜 개선될 수 있다. 불확실성이 크다는 얘기다. 반면 LCD는 재고 증가와 단가 하락으로 하반기 수출이 19억4200만달러로 작년 하반기(25억1600만달러) 대비 22.8%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 디스플레이 일자리 증가율은 0.1%로 상반기와 같다. 2021년 하반기(-0.3%)이후 가장 낮아질 전망이다.

조선은 수주 감소 영향으로 2020년 하반기 일자리가 전년 동기 4.9% 감소한 이후 2년 내내 줄었다. 국제해사기구의 탄소배출 저감 규제 강화로 암모니아, 메탄올, 수소, LNG등 친환경연료 추진선박의 수요 증가가 국내 조선업 경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 영향으로 올해 상반기 일자리가 4.8% 늘어난데 이어 하반기에는 6.4%(6000명) 증가할 전망이다. 10대 업종 중에서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조선에 이어 일자리 증가율에서 철강(2.9%, 3000명), 반도체(2.8%, 4000명), 자동차(2.7%,1만명), 기계(2.4%, 1만9000명)순으로 전망됐다. 기계 업종의 일자리 증가 규모가 10대 산업 중에서 가장 많다는 점이 주목된다. 

(그래프제공=한국고용정보원)
(그래프제공=한국고용정보원)

문제는 설상가상의 어려움에 처해 있는 건설이다. 올해 상반기 건설업 취업자는 208만1000명으로 전체 취업자(2823만명)의 7.4%를 차지했다.10대 업종 중에서 취업인원이 가장 많다. 하반기 건설 고용규모는 작년 하반기보다 1.8%(3만8000명)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하반기 정부 사회간접자본예산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4% 줄어든 25.1조원이다. 이런 상황에서 고금리가 유지되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우려 등으로 하반기 공공분야 건설수주는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간 건설에도 찬바람이 불 것으로 우려된다. 금리 상승 지속에 따른 수요 위축, 집값 하락 반전 우려, 공사비 상승에 따른 분양가 인상 압박 가중 등으로 수주 감소세가 이어질 것으로 여겨진다.

지난 7월 31일 한국토지주택공사 아파트 중 15개 단지에서 기둥과 천장에 들어간 철근들을 서로 이어 하중을 버티게 하는 '전단보강근'이 들어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공기에 맞춰 설계와 시공,  감리를 대충대충해오면서 '안전'보다는 '돈'을 중시해온 업계 관행이 지속된데 따른 업보가 아닐 수 없다. 

기본을 망각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입주민과 입주예정자들의 불안과 분노는 일파만파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신규 아파트 분양에도 악재로 작용할 우려가 높다. 만약 아파트 미분양 급증이 지속되면 향후 공급 기반 자체가 취약해질 수 있다. 이런 사태는 막아야 한다.

건설업은 사회간접자본시설과 산업시설을 구축하는 산업 특성상 경제적 파급효과가 광범위하다. 경기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성장이 중요하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초대형 미래도시 건설프로젝트인 네옴시티 수주를 위해 건설업의 대외경쟁력 향상은 국가적인 과제이다. 재해 감소와 노사관계 안정, 기술 개발, 생산성 향상에서 정부와 기업 간의 협력 강화가 뒤따라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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