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우성숙 기자
  • 입력 2023.08.03 11:27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뉴스웍스=우성숙 기자] 세상사람 가운데 행복해지고 싶지 않은 사람은 얼마나 될까. 아마도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행복은 무엇일까. 일반적으로 한 사회 구성원의 삶의 질, 태도, 가치, 미래에 대한 기대 등을 보여주는 종합지표라고 한다. 행복지수는 국가가 부유하다고, 개인이 돈이 많다고 높은 것이 아니다. 히말라야 산기슭에 자리 한 인구 70만 명의 작은 불교왕국 부탄 국민 97%가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보면 행복의 비결은 결코 돈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우리는 어떨까. 경제적 풍요는 한참 늘어났지만 국민 스스로 느끼는 삶의 만족감, 다시 말해 행복지수는 한참 낮다. 특히 연령이 높을수록 행복도가 낮아져 노인이 될수록 행복하지 않다고 느끼고 있다. 대개 경제수준이 높은 선진국들의 경우 유소년기에 행복도가 높고 중년으로 갈수록 하락하다가 노년기에 다시 행복도가 반등하는 U자형이지만 한국은 역U자형의 독특한 구조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3일 질병관리청의 공식 학술지 '주간 건강과 질병'에 실린 '생애주기별 한국인의 행복지수 영향 요인'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19세 이상 성인의 행복지수는 10점 만점에 6.68점으로 상당히 낮은 편이었다. 이 가운데 주관적으로 행복하다고 느끼는 비율은 전체의 34.7%에 불과했다. 성별로는 남자 35.4%, 여자 34.2%로 남자가 약간 높았다.

주관적 행복감 인지율을 연령별로 보면 19~44세가 39.5%로 가장 높았고, 이어 45~64세 35.3%, 65~74세 29.7%, 75세 이상 25.7% 등으로 나이가 많아질수록 낮아졌다. 이는 노년기에 접어들수록 행복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며, 노인빈곤율과 노인 자살률이 높은 현재 한국 사회의 상황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교육수준과 소득, 가족관계, 건강 등도 행복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주관적 행복감 인지율을 학력별로 보면 무학·초등학교 25.0%, 중·고등학교 32.3%, 대학교 이상 44.1% 등이었고, 가구소득별로는 월 99만원 이하 23.1%, 월 100만~299만원 이하 31.6%, 월 300만~499만원 이하 39.8%, 월 500만원 이상 49.1% 등으로 나타나 교육과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삶의 만족감이 높았다.

주목해야 할 것은 사회적 관계에 따라 행복감도 달라진다는 점이다. 배우자와 같이 살고 있는 경우가 이혼·별거·사별·미혼 등의 이유로 배우자가 없는 경우보다 주관적으로 더 행복하다고 느끼고, 자원봉사활동이나 친목·여가 등 사회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가족·이웃·친구 등 주변과 활발하게 접촉하는 사람들의 행복감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또 건강 상태가 양호하다고 스스로 생각하며, 아침 식사를 거르지 않고 충분히 잠을 깊이 자는 것도 행복감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사회안전망이 잘 갖춰진 나라일수록 삶의 안정감이 확보돼 국민 전체는 물론 노인의 행복도도 높다고 한다. 이런 사회안전망 구축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특히 급속하게 진행되는 고령화와 저출산 상황에서 1인가구가 증가하고, 가족 간 관계가 점차 약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 우리의 경우는 국민들의 주관적 행복감을 높이기 위한 환경조성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그래야만 더 좋은 사회를 만들 수 있고, 고령화 시대에 우리 사회가 져야 하는 부양 부담도 줄어든다. 행복수준이 높은 사회일수록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낮아 혁신이 가능하며 경제 활력도 높아진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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