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우성숙 기자
  • 입력 2023.08.12 00:01
서울 시내버스요금 조정 안내문 (자료제공=서울시)
서울 시내버스요금 조정 안내문 (자료제공=서울시)

[뉴스웍스=우성숙 기자] 오늘(12일) 오전 3시부터 서울시 시내버스 기본요금이 300원 인상된다. 이에 따라 일반 카드 기준으로 시내버스는 간·지선 1500원, 순환·차등 1400원, 광역 3000원, 심야 2500원, 마을버스 1200원으로 상향 조정된다. 이는 간·지선버스와 순환·차등버스, 마을버스는 300원, 광역버스는 700원, 심야버스는 350원씩 오른 것이다. 이와 함께 16년간 동결됐던 청소년·어린이 요금도 청소년은 일반요금의 약 60%, 어린이는 약 37% 수준으로 조정된다.

세부적인 요금 조정 내역은 시내·마을버스와 정류장에 부착된 안내문이나 서울시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유선 문의는 다산 콜센터(02-120)로 하면 되고, 이용 내역과 부과 요금에 대한 문의는 티머니 고객센터(1644-0088)로 하면 된다.

서울시가 시내버스 요금을 인상한 것은 교통요금이 정부의 물가안정 요구에 밀려 수년 전부터 변동되지 않은 데다 인건비와 휘발유·압축천연가스(CNG) 가격이 오르면서 운송업계가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렵다는 요구에 따른 것이다. 또 지방자치단체에서 부담하는 재정지원금이 해마다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점도 요금인상 압박요인이 됐다.

인상요인이 타당하고, 더 미룰 수도 없다는 점은 충분히 공감이 된다. 하지만 전기·가스 등 공공요금이 크게 오른 가운데 교통요금까지 오르면서 지갑이 더욱 얇아진 서민들의 입장에서는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오는 10월 7일로 예정된 서울 지하철 기본요금 인상이 단행되면 서민들이 체감하는 교통비 인상에 대한 고통은 더해질 전망이다.

걱정스러운 것은 공공요금 인상에 이어 대중교통요금까지 오를 경우 가까스로 잡힌 듯했던 물가가 다시 들썩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대중교통요금은 인위적으로 줄일 수 없는 경직성이 강한 필수적인 비용으로 곧바로 물가상승과 직결될 수밖에 없어서다.

어렵게 상승세가 한풀 꺾인 물가를 자극하는 요소는 대중교통요금 인상뿐만이 아니다. 역대급 폭우와 폭염, 태풍 탓에 신선식품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불안요인이다. 이에 더해 러시아의 흑해곡물수출협정 파기가 세계 곡물 파동으로 이어질 조짐이고, 국제유가 상승세도 심상치 않다. 이들 모두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는 물론이고 생활물가 전반의 상승을 부채질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물가를 잡지 않고서는 민생경제 안정은 물론 경기회복도 기대할 수 없다. 구독가계가 느끼는 체감물가가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대중교통비 인상과 함께 장바구니 물가 공포까지 더해지면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경기회복이 더 멀어지는 악순환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서다. 이로 인한 부담은 더 이상 허리띠를 졸라맬 것이 없는 서민과 저소득 취약계층에 더 클 수밖에 없다. 경각심을 갖고 물가 고삐를 죄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물가상승 요인들이 곳곳에서 동시다발로 터져 나오고 있는데도 기획재정부는 최근 두 달 동안 보여준 물가둔화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 한다. 안이하다 못해 한참 잘못된 시각이다. 당분간은 가용수단을 총동원해 물가를 잡아야 한다. 물가를 자극하는 복병들이 여전히 많고, 진행형이라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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