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상우 기자
  • 입력 2023.08.24 09:52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사진제공=신세계그룹)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사진제공=신세계그룹)

[뉴스웍스=김상우 기자] “오프라인의 미래는 고객에 대한 광적인 집중과 연구를 통한 공간혁신에 있다. 고객 경험의 폭을 지속적으로 확장하는 변화와 혁신으로 고객이 이마트를 찾는 이유를 끊임없이 만들어야 한다.”

지난 5월 이마트 인천 연수점을 방문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이마트의 지속적 변화를 언급하며 새로운 고객 경험을 강조했다. 이커머스 시장의 급성장에 기존 오프라인 마트 시장이 위기를 맞고 있지만, 이러한 위기 속에 또 다른 기회 요인이 숨겨져 있다는 확신이다.

올해 상반기 신세계그룹은 이마트의 실적 부진이 두드러졌다. 이마트는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 14조405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8%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은 394억원 적자전환했다. 이마트 측은 실적 저하 요인으로 고물가에 따른 소비 부진을 지목했지만, 시장에서는 최근 몇 년 동안 공격적으로 이어진 인수합병(M&A)이 예열 단계를 벗어나지 못한 점이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진단이다.

그럼에도 이마트를 진두지휘하는 정 부회장은 ‘믿는 구석’이 있다며 새판 짜기에 분주하다. 핵심 점포의 ‘미래형 이마트’ 새단장과 함께 통합멤버십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을 그룹 차원에서 전폭 지원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리뉴얼을 단행한 8개 점포 매출이 늘고 있다는 점은 하반기 반등을 기대하게 한다. 지난달 ‘더 타운몰’로 리뉴얼한 킨텍스점은 이달 10일까지 약 30만명의 방문객이 다녀갔으며, 매출도 전년 대비 약 27% 늘어나 리뉴얼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리뉴얼 효과가 본격화된다면 하반기 실적 반등도 가능할 전망이다.

시장에서도 이마트의 하반기 반등이 뚜렷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이마트의 3분기 실적으로 매출 7조9477억원, 영업이익 1260억원으로 추정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 20% 증가한 수치다.

증권가에서는 SCK컴퍼니가 환율상승과 원가부담 영향에서 벗어나 실적 개선이 이뤄지고, 스타벅스는 일회성 비용과 원가율 부담이 완화되며, 온라인 채널의 수익성 위주 개편 작업 등이 효과를 볼 것이라는 예상이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전경. (사진제공=신세계백화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전경. (사진제공=신세계백화점)

최근 현금 유동성 확보를 위한 활발한 움직임도 주목할 점이다. 이마트는 지난 22일 계열사인 SSG푸드마켓 청담점·도곡점의 토지와 건물을 신세계백화점에 1298억원을 받고 양수했다. 이마트는 최근 점포 매각과 마곡동 부지 매각 등의 자산 매각으로 현금 확보에 나섰고, 지난해는 종속 회사 지분을 신세계에 넘기는 방식으로 재무건전성 회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동안 지속적인 투자를 진행해온 만큼, 투자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한 내실 다지기의 본격화로 풀이된다.

중국정부가 단체관광을 허용하면서 한국을 찾는 ‘유커’들이 점차 늘어나는 현상도 긍정적 요인이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1~7월 외국인 관광객 매출이 전년 대비 460% 늘었고, 8월(1~16일)에는 380% 증가했다고 밝혔다. 중국 최대 연휴인 중추절·국경절 연휴(9월 29일~10월 6일)이 예정되면서 신세계백화점의 실적 증대를 예고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하반기 신세계그룹은 중국인 관광객 회복부터 추석 대목, 점포 재단장 등 실적 증대 요인이 뚜렷해 상반기 부진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금융 비용 부담을 적정수준까지 덜어내는 것과 정용진 부회장이 구상한 온‧오프라인 통합 효과의 가시적 성과, 주류사업과 같은 다양한 신사업이 본궤도에 안착하느냐가 실적 개선의 관전 포인트로 작용할 수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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