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유한새 기자
  • 입력 2023.09.01 11:58

이차전지 이어 초전도체·맥신·양자컴퓨터 순환매 양상…대마株도 급등
금융당국, 테마주 관련 허위풍문 집중 점검…증권가 "과열 진정될 것"

국내 연구진이 상온 초전도체 물질이라고 주장하는 'LK-99'가 자석위에 올려져 있다. (사진=사이언스 캐스트 영상 캡처)
국내 연구진이 상온 초전도체 물질이라고 주장하는 'LK-99'가 자석위에 올려져 있다. (사진=사이언스 캐스트 영상 캡처)

[뉴스웍스=유한새 기자] 지난 7월부터 시작된 이차전지 열풍으로 주도주들이 힘을 쓰지 못한 가운데 초전도체, 맥신, 양자컴퓨터 등 실체 없는 과학 기술 관련주들이 순환하며 급등세를 탔다. 증권가는 당분간 증시 상승 모멘텀이 부재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어, 올해 내내 테마주들이 장을 휩쓸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0시 7분 기준 우리바이오가 전장보다 130원(5.47%) 상승한 2505원에 거래되고 있다. 우리바이오는 의료용 대마 재배 관련 승인을 취득한 대마 관련주로 통한다. 전날 미국에서 대마가 합법화될 가능성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전날에도 우리바이오를 비롯한 엔에프씨(2.84%↑), 오성첨단소재(7.48%) 등 대마 관련주가 강세를 보인 바 있다. 우리바이오가 연일 상승세를 보이면서 일각에서는 올여름 증시를 강타한 테마주 열풍의 다음 타자가 '대마'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대마 관련주까지 상승세를 보이면서 테마주 열풍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7월 포스코DX, 에코프로 등 이차전지 관련주들이 큰 폭 상승한 후, 열기가 식을 때쯤 초전도체 관련주가 바통을 이어받으며 급등세를 탔다.

초전도체는 지난 7월 22일 퀀텀에너지연구소 등 국내 연구진이 상온 초전도체 'LK-99'를 개발했다는 소식에 급등세를 타기 시작했다. 그 사이 덕성과 서남 등 초전도체 관련주로 꼽힌 종목들의 최대주주들은 차익 실현에 나섰다.

이후 국제 학술지 및 해외 연구진이 'LK-99'의 초전도성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내놓자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달 17일 1만3000원에 거래되던 덕성은 현재 6800원선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서남도 고점 대비 3분의 1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초전도체에 이어 맥신, 양자컴퓨터 관련주들이 떠올랐지만 관련주로 꼽힌 종목들은 현재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주도주들은 횡보세를 걷고 있다. 자금 수급이 테마주로 쏠렸고, 지수 상승도 제한된 모습을 보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국내 증시 대장주 삼성전자는 지난달 6만9800원에 거래를 시작해 4.15% 하락한 6만6900원에 장을 마쳤다. 같은 기간 코스피도  2632.58에 출발해 2556.27에 마감하며 한 달간 76.31포인트(2.90%) 떨어졌다. 지난 한 달간 코스피 거래대금은 총 238조1634억원으로, 지난 7월 297조9936억원 대비 20.08% 감소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7월 말, 8월 초를 지수 반등 시점으로 보고 있었는데, 미국 신용등급 강등 이슈 등 악재가 나오면서 반등에 실패했다"며 "지수가 올라갈 시기마다 악재가 터지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어 단기 조정 양상이 길어지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다만 증권가는 최근 금융감독원의 테마주 집중 점검 소식에 과열은 금방 진정될 것으로 봤다. 지난달 8일 이복현 금감원장은  "단기간에 과도한 투자자 쏠림, 레버리지(차입 투자) 증가, 단타 위주 매매 등 과열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리딩방 등을 통한 테마주의 허위 풍문 유포에 대해선 특별단속반으로 집중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 일각에서 테마주 순환매 양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감독당국이 반기지 않을 뿐 아니라 새 자금이 유입되지 않으면서 테마주들이 돌아가며 조정을 받고 있다"며 "과열은 진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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