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차진형 기자
  • 입력 2023.09.04 07:58

전·현직 집행부 맞짱…이슈 따라 공약 차별

농협중앙회 본관. (사진=이한익 기자)
농협중앙회 본관. (사진=이한익 기자)

[뉴스웍스=차진형 기자]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 중 가장 많은 조합원을 보유한 NH농협지부의 노조위원장 선거가 시작됐다.

4일 업계에 따르면 NH농협지부는 이달 5일 제16대 노조위원장을 선출한다. 후보는 현 김용택 위원장(15대)과 전임 우진하 위원장(14대)으로 또다시 전·현직 집행부 간 대결로 이어졌다.

두 후보는 3년 전에도 격돌한 바 있다. 당시에는 복지를 앞세운 김용택 위원장이 승기를 잡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농협 안의 문제보다 금융당국 규제, 정치권 이슈가 겹치면서 조합원의 고민이 깊어진 분위기다.

NH농협지부는 농협중앙회 자회사인 농협경제지주, 농협금융지주, 농협은행, 농협생명보험, 농협손해보험, 농협하나로유통, 농협양곡 등 8개 법인 소속 직원을 조합원 대상으로 두고 있다. 각 회사마다 고민이 다른 만큼 후보 간 공약 설정도 중요한 선택 요인이다.

우진하 후보의 경우 순환근무제 단기 이동 옵션을 내걸었다. 이는 최근 금융회사마다 횡령 등 내부통제 구멍이 뚫리면서 강제 순환근무를 개시하는데 새로운 제안을 내민 것이다.

5년마다 부서를 옮길 경우 전문가 육성이 어렵단 우려가 커 6개월 후 원부서 복귀가 가능토록 길을 열어주자는 의도다. 이외에도 중앙본부 통근버스 도입, 업무공간 및 휴게공간 확대, 자차 이용 출퇴근 직원 월 주차비 지원, 구내식당 1000원 아침 제공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김용택 후보는 현직 위원장 프리미엄을 토대로 지난 성과를 뛰어넘는 프로젝트를 준비했다. 복지 수준은 지난 공약을 이어가는 대신 사무소 체육문화행사 폐지, 근무시간 변경, 주거지원비 신설 등을 더했다.

눈에 띄는 대목은 중앙본부 이전 불가를 선언한 점이다. 산업은행이 부산 이전을 추진하면서 다른 금융 공공기관도 지방 이전을 해야 한다는 정치권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농협중앙회의 경우 정치권에서 농협법 개정을 앞두고 있다. 개정안 핵심은 중앙회장 연임에 이목이 쏠려 있지만 중앙회 본점 이전도 언제든 포함될 수 있다는 위기감도 존재한다.

업계 관계자는 "농협의 경우 금융뿐만 아니라 각 자회사의 고민을 해결해 줘야 하는 만큼 다른 은행 노동조합보다 무게감이 다르다"며 "또 다시 전·현직 집행부가 붙는 만큼 내부에선 이미 치열하게 선거전을 치루고 있다"고 말했다.

NH농협지부 1차 선거는 5일, 2차는 7일, 3차는 11일 진행된다. 단, 현재 후보가 두 명 뿐이기 때문에 단판으로 차기 위원장이 당선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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