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지혜 기자
  • 입력 2023.09.10 08:00

중국 BOE 초도물량 계약 실패…삼성·LG디스플레이 특수 기대
LG이노텍, 4분기 이익 5823억 예상…폴디드줌 모듈 독점 공급

애플 '스페셜 이벤트' 초청장. (사진=애플코리아 홈페이지)
애플 '스페셜 이벤트' 초청장. (사진=애플코리아 홈페이지)

[뉴스웍스=고지혜 기자] 애플의 신형 스마트폰인 '아이폰15 시리즈' 출시일이 성큼 다가왔다. 큰 폭의 사양 변화가 예고돼 업계의 기대감이 커진 만큼, 아이폰에 부품을 제공하는 국내 부품사들도 아이폰 특수 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오는 1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본사 스티브잡스 극장에서 '스페셜 이벤트'를 개최한다. 이번 행사에서 애플은 아이폰15·플러스·프로·프로맥스 등 4가지 버전을 공개한다. 

업계는 글로벌 시장의 지속적인 스마트폰 수요 감소에도 불구하고, 아이폰15 시리즈의 경우 견조한 판매량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애플 또한 연말까지의 출하량 목표치를 8700만대로 잡으며 아이폰15 시리즈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두달 전 삼성전자가 출시한 폴더블 스마트폰의 연간 판매 예상 수량이 1000만대 이상인 것을 고려하면 8.7배나 높다.

특히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디스플레이 시장조사기관 DSCC는 6~7월 애플이 발주하는 아이폰15 시리즈 중 '프로' 모델의 패널 출하량이 전체의 58%를 차지한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아이폰 14프로 패널 비중이 43%인 것에 비하면 훨씬 높아진 수치다. 

아이폰 15 시리즈 예상 이미지. (사진=폰아레나 캡처)
아이폰 15 시리즈 예상 이미지. (사진=폰아레나 캡처)

애플에 부품을 납품하는 국내 기업들은 아이폰 신제품 성공에 기대를 걸고 있다. 애플이 공개한 공급망 리스트(2022 회계연도 기준)에 따르면 협력 중인 한국 업체는 삼성전자, 삼성전기, 삼성SDI,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이노텍, LX세미콘, SK하이닉스, 서울반도체, 범천정밀, 덕우전자, 영풍, 포스코인터내셔널 등이다.  

이번 시리즈를 통한 애플 특수 효과를 가장 예상하는 기업은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다. 전작까지 패널을 납품하던 중국 BOE가 홀 디스플레이 기술 차질로 초도물량 계약에 실패하면서 양사가 반사이익을 얻게 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삼성디스플레이는 전 모델 4종, LG디스플레이는 상위 라인업인 프로·프로맥스 2종에 공급하게 된다. 전체 아이폰15 패널 물량의 각각 59%, 33%를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덕분에 하반기 실적 전망도 긍정적이다. IBK투자증권은 3분기 삼성디스플레이의 소형 디스플레이 부문 매출액이 전 분기 대비 25.7%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LG디스플레이 또한 지난 2분기 대비 영업적자가 크게 감소, 올해 4분기 흑자전환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아이폰15에 대한 기대는 패널뿐 아니라 카메라 모듈에도 반영된다. 애플의 핵심 공급사인 LG이노텍은 아이폰15 프로맥스에 폴디드줌 모듈을 단독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폴디드줌은 망원렌즈를 가로로 설계해 단점으로 지적됐던 '카툭튀(카메라부 돌출)'를 없앨 수 있는 모듈이다. 이 모듈은 일반 카메라 모듈 평균판매단가보다 두 배 이상 비싸 수익성 증가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이노텍은 카메라 모듈 외에도 볼타입 엑츄레이터(카메라 구동장치)도 공급한다. 이 장치를 통해 카메라 모듈 조립의 생산수율 개선과 납기 단축 등을 이룰 수 있다.

증권가에서는 아이폰15 출시로 LG이노텍의 영업이익이 3분기와 4분기 각각 2646억원, 582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분기 184억원에 그쳤던 것에 비하면 상당히 늘어난 수치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잠망경 카메라 모듈 독점 공급과 액츄레이터 부품 신규 공급으로 하반기 큰 폭의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김동원 연구원은 "아이폰의 시간이 다가오면서 고부가 부품 납품과 공급 점유율 확대로 특히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의 실적 개선이 두드러질 것"이라며 "양사의 실적이 상반기에 바닥을 통과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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