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지혜 기자
  • 입력 2023.09.12 15:00

2분기 판매 50% 늘어 아이폰 판매국 5위권 진입…신제품 아이폰15까지 생산  

(사진=뉴스웍스DB)
(사진=뉴스웍스DB)

[뉴스웍스=고지혜 기자] 아이폰15 출시를 하루 앞두고 있는 애플이 화웨이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출시와 중국 정부의 아이폰 금지 등 잇따른 악재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애플이 전체 매출의 5분의 1을 중국 시장에서 올리는 것을 고려하면, 공세로 인한 타격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을 포함한 중화권은 애플의 세번째로 큰 시장이다. 지난 2015년 이후 매년 중국에서 400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애플 총 매출(3940억달러)의 19%를 차지하기도 했다.

중국 시장의 아이폰 애정에 답하듯, 애플은 매년 중국을 아이폰 1차 출시국으로 분류하고, 전 세계 아이폰 출고가를 최대 20% 올릴 때 미국과 중국만 출고가를 동결하고 있다. 팀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도 지난 3월 중국을 찾아 "애플과 중국은 30여 년간 함께 성장해왔으며 양측 모두 이 같은 공생 관계를 누려왔다"고 말하며 중국 시장을 직접 챙기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이들이 언급한 '공생 관계'에 금이 가고 있다. 중국 정부·기업·소비자가 힘을 합해 애플에 대한 견제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 정부는 중앙정부기관 공무원들에게 아이폰을 포함한 외산 스마트폰의 업무용 사용을 금지하는 일명 '애플 금지령'을 내렸다. 

공무원에게 금지령을 내린 것은 애플에 큰 타격을 준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2015년 기준 공무원은 5000만명에 이른다. 업계는 8년이 지난 현재는 공무원 수가 더 늘어났을 것으로 보고 있고, 이렇게 되면 애플로서는 뼈아플 수 밖에 없다. 여기에 국영 기업, 공공기관 종사자들까지로 대상을 확대하고 있어 사실상 중국 내 아이폰 사용을 금지하기 위한 조치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여기에 더해 중국 화웨이도 스마트폰을 깜짝 출시하며 애플 밀어내기에 합세했다. 지난 3년간 5G 스마트폰을 중단했던 화웨이는 아이폰 출시가 며칠 남지 않은 상황에서 '메이트 60 프로'를 출시했다. 중국 소비자의 '애국 소비 열풍'에 겹치면서 초기물량이 수시간 만에 매진되고, 구매 대기 행렬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의 이러한 공세는 아이폰 출시 전부터 애플에 따끔한 충격을 입히고 있다. '애플 금지령'을 발표했던 당일, 3조달러가 넘었던 애플의 시가총액은 하루 새 2조7850억원으로 줄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중국의 연간 아이폰 판매량이 최대 5000만대에 달하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금지 조치로 인해 애플이 연간 1000만~5000만대의 손실을 입을 것"으로 추정했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도 "화웨이 스마트폰은 현재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프리미엄 부문을 장악하고 있는 애플에 심각한 도전을 가져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애플의 인도 BKC 매장. (사진=애플 홈페이지 캡처)
애플의 인도 BKC 매장. (사진=애플 홈페이지 캡처)

이에 애플은 '넥스트 차이나' 시장으로 인도를 선점하고, 사업의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인도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은 점유율 40%를 차지하며 1위를 기록했다. 지난 2분기에는 전년 동기보다 50% 증가한 판매량을 기록하면서 아이폰 판매국 5위권에 진입했다. 

이는 인도가 중국 인구 수를 웃도는 가운데, 경제 규모도 급성장하고 있어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가 덩달아 늘고 있기 때문이다.

판매와 함께 제조에도 본격 속도를 낼 전망이다. 애플은 인도 공장의 생산시설과 인력을 보강해 오는 2025년까지 아이폰 전체 제품의 25%를 인도에서 출하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대만에 있던 아이폰 생산기지 폭스콘의 일부를 인도로 전환했다. 이전까지 아이폰 구형 모델, 저가 모델만 생산했던 인도공장에서 이제는 신제품인 아이폰15도 생산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인도가 중국을 제치고 세 번째 시장을 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에릭 우드링 모건스탠리 연구원은 "향후 10년간 인도의 1억7000만명 이상이 애플 제품을 사용할 것"이라며 "인도는 앞으로 5년간 애플 매출 증가의 15%를, 이용자 증가의 20%를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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