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우성숙 기자
  • 입력 2023.09.09 00:01
개인 투자용 국채 예상수익률 (자료제공=기획재정부)
개인 투자용 국채 예상수익률 (자료제공=기획재정부)

[뉴스웍스=우성숙 기자] 내년부터 개인 투자자들이 최소 10만원으로 한국 국채에 투자할 수 있게 된다. 그동안 기관투자자나 고액자산가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국채에 일반 개인도 손쉽게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 저위험 중수익 상품으로 국채 투자의 매력이 부각될 전망이다. 특히 국채는 원리금이 보장되기 때문에 노후 대비, 자녀 학자금 마련, 목돈 투자 등을 위한 안정적인 투자처로 활용될 것으로 보여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개인 투자용 국채 발행 근거를 담은 국채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내년 상반기에 개인 투자용 국채를 출시할 예정이다.

개인 투자용 국채는 매입자격을 개인으로 한정해 발행하는 원금 보장형 저축성 국채다. 현재도 개인이 증권사를 통해 국채를 살 수는 있지만 소액 거래가 활발하지 않아 비싸게 매수하거나 싸게 매도하는 등 불이익이 많아 국채 투자는 금융회사나 고액자산가의 전유물로 여겨져 왔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 개인의 국채 보유 비중은 0.1% 이하로 영국(9.9%), 싱가포르(5.1%), 일본(2.4%), 미국(0.5%) 등 주요국에 비해 현저히 낮다.

새로 도입되는 개인 투자용 국채는 전용 계좌만 개설하면 누구나 손쉽게 직접 투자할 수 있고, 은행 예금 금리보다 높은 이자소득과 만기 보유에 따른 절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청약과 구매는 판매 대행 기관 창구나 온라인에서 하면 된다.

연간 매입 한도는 1인당 1억원이고, 최소 매입 단위는 10만원이다. 국채의 종류는 국민 중장기 자산 형성이라는 취지에 따라 10년물과 20년물 두 종류로 구성된다. 만기일에 원금과 함께 표면금리와 가산금리에 연복리를 적용한 이자를 일괄 수령하는 방식이다. 매입액 총 2억원까지 이자소득의 14%를 분리과세 하는 세제 혜택도 제공된다.

금리는 국채 발행 때 시장금리를 기준으로 정한다. 시장금리 향방에 따라 변동성이 크지만 현재 금리 수준을 고려하면 3%대 중반에서 4%대 초반으로 정해질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표면금리를 연 3.5%로 가정하면 10년물의 만기 수익률은 세전 41%(연평균 4.1%), 20년물의 만기 수익률은 세전 99%(연평균 4.9%)다.

매수한 개인 투자용 국채를 일반 채권이나 주식처럼 시장에서 사고파는 것은 불가능하다. 채권 가격 변동에 따른 자본차익은 기대할 수 없다는 뜻이다. 만약 현금화가 필요할 경우에는 정부가 다시 이를 매입하는 방식의 중도환매를 하면 된다. 중도환매는 매입 1년 후부터 가능하다. 다만 중도환매를 하면 가산 금리, 복리, 세제 혜택은 적용되지 않고 원금 100%와 표면금리에 단리 적용 이자를 지급한다는 점은 유념해야 한다.

개인 투자용 국채가 출시되면 그동안 금융기관에 편중된 국채 수요가 다변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국민에게 새로운 형태의 안정적인 초장기 투자처를 제공해 노후 대비는 물론 자산 형성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부가 내놓은 혜택만으로 10년 이상의 국채를 만기까지 보유하겠다는 투자자가 얼마나 많을 지는 의문이다. 세제 지원 외에 장기간 자금을 묶어둘 수 있는 추가 인센티브가 필요하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추가하는 게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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