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우성숙 기자
  • 입력 2023.09.12 12:09
대기업 호감도 변화 (자료제공=전국경제인연합회)
대기업 호감도 변화 (자료제공=전국경제인연합회)

[뉴스웍스=우성숙 기자] 대기업은 일자리를 만들고 국부를 늘리는 주체 가운데 하나다. 대한민국 경제성장의 최전선에서 글로벌 경쟁자들과 역투를 벌이고 있는 곳이 대기업이라는 것도 부인할 수 없다. 그럼에도 이를 액면 그대로 평가하는 것에 인색한 것도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기업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12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9~16일 만 18세 이상 1005명을 대상으로 한 '대기업의 국가 경제 기여도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기업에 대한 감정이 '비호감'이라는 응답은 전체의 8.6%에 불과했고, '중립적'이라는 답은 33.1%였다. 반면 대기업에 호감이 있다는 비율은 58.3%('매우 호감' 14.5%, '다소 호감' 43.8%)였다. 국민 10명 중 6명은 대기업에 호감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특히 전체 응답자의 41.0%가 '10년 전과 비교해 대기업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졌다'고 답한데 반해 '호감도가 낮아졌다'고 한 응답자는 9.6%로 나타나 대기업에 대한 인식이 상당히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의 기여도를 경제 분야별로 보면 '수출' 측면에서 기여하고 있다는 응답자가 90.7%에 달했고, '경제성장'에 기여하고 있다는 응답도 88.0%였다. 국민 1명중 9명이 수출과 경제성장에서 대기업의 역할을 높이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또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서 대기업이 기여하고 있다는 답변은 각각 74.7%, 71.0%였고, '혁신'(71.0%)과 '국민소득 증대'(62.9%)에서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아픈 대목은 대기업이 '사회적 책임 수행'에 기여한다는 비율은 49.7%, '준법 윤리경영 확산'에 기여한다는 비율은 36.1%에 그쳤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전경련은 사랑의 열매 기부금의 약 70%가 기업(법인) 기부금이며, 유가증권시장 상장 2조원 이상 기업의 66%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는 등 대기업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도입에 앞장서고 있는 데 비해 국민 체감도는 높지 않았던 것이 주요인으로 해석했다.

대기업 호감도가 10년 전과 비교해 높아졌다는 것은 다행스럽고 바람직한 현상이 아닐 수 없다. 다만 아직도 '변화 없다'고 답한 응답자가 절반(49.4%)에 가깝다는 사실은 아직도 대기업에 대한 국민의 반감이 남아 있다는 뜻이여서, 이를 해소하는데 앞으로 해야 할 일이 아직도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서는 대기업의 기여도를 극대화하고, 부족한 부문을 서둘러 개선하는 게 급선무다. 이번 조사에서 대기업이 강화해야 할 역할로는 '일자리 창출'(24.2%)이 가장 많았고, 이어 '수출 투자 확대'(16.0%) 및 '사회적 책임 강화'(16.0%), '근로자 임금·복지 향상'(15.7%), '준법·윤리경영 강화'(15.1%) 순으로 꼽았다는 사실을 곱씹어 봐야 한다. 이는 대기업에 주어진 이 시대의 과제일 수 있다.

국민이 원하는 일을 하지 못하면 대기업의 존립도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 대기업들은 현재의 자신들을 만들어 준 것은 바로 국민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고 국민의 삶과 국가 경제성장에 온 힘을 다해야 한다. 정부도 기업에 대한 긍정적 평가를 확산시키는 동시에 규제를 완화해 대기업이 도와야 한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한 법·제도적 뒷받침과 함께 국민들의 많은 관심과 성원이 있어야만 경제성장도 국가존립도 가능하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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