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은지 기자
  • 입력 2023.09.26 17:10
한국지엠 부평2공장. (사진=뉴스1)
한국지엠 부평2공장. (사진=뉴스1)

[뉴스웍스=정은지 기자] 한국지엠은 노사가 도출한 임금교섭 2차 잠정합의안이 조합원 찬반투표를 통해 26일 최종 가결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지엠 노사는 빠른 시일 내 임금협상 조인식을 가질 계획이다.

한국지엠노조 전체 조합원 7245명 중 6830명이 투표에 참여해 이 중 57.3%인 3911명이 찬성했다. 노사가 잠정합의안에 서명하면 합의안이 최종 확정된다.

이번에 타결된 합의안에는 ▲기본급 인상 8만원 ▲타결 일시금 550만원 ▲작년 경영성과에 대한 성과급 250만원 ▲제조 및 운영 경쟁력 향상 격려금 250만원 등의 내용이 담겼다.

한국지엠 노사는 지난 6월 첫 상견례 후 이날 26일까지 총 19차례 임금교섭을 진행했다. 18차 교섭까지는 노사 간 입장차가 커 협상이 계속 결렬됐다. 

노조는 지난 12일과 13일 도출된 1차 합의안을 두고 찬반투표를 진행했으나, 투표 인원(6829명)의 59.1%가 잠정합의안에 반대해 부결된 바 있다. 

핵터 비자레알 한국지엠 사장은 "완벽한 품질과 안전, 한 치의 오차 없는 공급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추석 전 올해 교섭을 마무리할 수 있게 된 데 대해 노동조합과 조합원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보다 안정적인 사업 운영을 통해 글로벌 수요에 대응하고, 수익성 확보를 통한 경쟁력 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로써 국내 주요 완성차 업체 중 올해 추석 전까지 임단협을 마무리짓지 못한 업체는 기아가 유일하다.

기아 노사는 지난 21일 진행된 제12차 본교섭에서 별다른 성과 없이 교섭을 종료했다. 이후 추가 교섭 일정을 잡지 않고, 추석 이후 다시 진행하기로 했다.

기아 사측은 올해 임단협에서 노조에 ▲기본급 11만1000원 인상 ▲400%+1050만원+상품권 25만원 성과금 등 앞서 임단협을 마무리한 현대차와 비슷한 조건을 제시했다.

노조가 주장한 정년연장에 대해서도 "관련법 개정 시 협의 후 시행하자"며 한 발 물러섰으며, 정년퇴직 후 계약직으로 다시 취업하는 베테랑 직원에 대한 지원수당도 현재 7만원에서 10만원으로 올리기로 했다.

하지만 노조는 회사 측 제안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가장 큰 쟁점은 단체협약에 포함된 고용세습 조항의 삭제 여부다. 회사 측은 ▲연내 300명 신규 채용 ▲호봉급제 개선을 통한 기본급제 도입 등, 노조 요구를 수용했지만, 먼저 노조가 고용세습을 삭제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고용세습 조항이란 기아 노사 단체협약 제26조 1항으로 '재직 중 질병으로 사망한 조합원의 직계가족 1인이나 정년 퇴직자 및 25년 이상 장기 근속자 자녀를 우선 채용한다'는 내용이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2월 이 조항이 균등한 취업 기회를 보장한 헌법과 고용정책기본법을 위반한다고 판단해 해당 조항을 폐지하라고 시정명령을 내렸지만 기아 노조는 내부 절차 등을 이유로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

현대차는 이미 지난 2019년 단체협약에서 조합원 자녀의 특혜채용 조항을 삭제한 바 있다. 현대차 노사는 올해 임단협에서도 별다른 충돌 없이 합의해 2019년부터 5년 연속 무분규 타결 기록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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