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지혜 기자
  • 입력 2023.10.28 08:00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최고경영자 부회장. (사진제공=LG에너지솔루션)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최고경영자 부회장. (사진제공=LG에너지솔루션)

[뉴스웍스=고지혜 기자] "세계 최고 수준의 품질·비용·납기(QCD) 제공으로 고객이 신뢰하고 사랑하는 수익성 넘버 1 기업을 향해 열정과 자신감으로 한 걸음씩 뚜벅뚜벅 나아가는 한 해가 되도록 다 함께 노력하자." (2023.01.02 신년사)

오는 11월 1일은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이 취임한 지 꼭 2년 되는 날이다. 권영수 부회장이 이끄는 LG에너지솔루션의 현재 위상은 전 세계 1위 자리를 선점하고 있는 배터리 기업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꼭대기 위상은 권영수 부회장의 경영전략이 주효했다고 평가받는다. 

권영수 부회장은 1979년 LG전자 기획팀 입사를 시작으로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유플러스 등 LG의 주력 계열사에서 매번 활약을 선보인 'LG맨'이다. 2012년부터 2015년까지는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을 맡으면서 이미 배터리 산업에 대한 지식은 이미 해박한 수준이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이를 눈여겨보고 권영수 부회장을 '글로벌 배터리 선도 사업자로서 선제적으로 미래를 준비해 나갈 수 있는 경영자'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45년간 LG그룹에 몸담아 쌓아온 경력들을 바탕으로 2021년 11월 1일 취임 이후 LG에너지솔루션은 경기 불황이라는 불리한 여건 속에서도 2년 만에 급속 성장을 이룩했다.

(자료제공=LG에너지솔루션)
(자료제공=LG에너지솔루션)

◆'발 빠른 실행력'…바쁜 해외 왕래가 호실적을 만들었다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새로운 도전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강한 실행력이며 이를 바탕으로 내부 역량을 강화하고 효율적 업무환경을 만들어 더 큰 미래를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지난해와 올해 업계는 권영수 부회장의 올해 행보에 대해 더욱 예의주시하고 있었다.

취임 이후 진행된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 이후, 기업 가치를 증명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었기 때문이다. 분기마다 호실적을 갱신하면서 업계는 이제 LG에너지솔루션이 최상의 한 해를 달리고 있다는 평을 내놓고 있다. 상장 이후부터 7개 분기 연속 매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으며, 특히 ▲지난 1분기(매출 8조7471억원, 영업이익 6332억원)▲2분기(8조7735억원, 4606억원) ▲3분기(8조2235억원, 7312억원)에는 경기 불황 속에서도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이 호실적을 이룩할 수 있었던 것에 대해 권영수 부회장의 추진력이 일조했다고 입을 모은다. 권 부회장은 취임 이후 해외 출장을 다니며 현황을 살펴보고, 일사천리로 글로벌 배터리 사업 영토 확장을 추진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한국을 비롯해 북미, 중국, 폴란드, 인도네시아, 최근 튀르키예 합작법인 설립 계약 등을 체결하면서 전 세계 배터리 기업 중 가장 많은 생산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권 부회장은 지난해 초부터 일찍이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배터리 공급망 확대에 집중해 왔다. 북미에만 8개의 공장을 건설, 운영, 연간 342GWh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덕분에 국내 3사 중 가장 이른 시기에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세액공제금액(AMPC)을 받아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 LG에너지솔루션이 받은 AMPC는 지난 1분기 1003억원, 2분기 1109억원, 3분기 2155억원이다. 

(사진제공=LG에너지솔루션)
(사진제공=LG에너지솔루션)

◆권영수가 만든 '존중 문화' LG엔솔 경쟁력으로

"이제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넘어 '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용기 있게 도전하는 구성원들이 정말 많아졌기에 우리는 더 잘할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높은 성과의 바탕에는 임직원 구성원들이 행복해야 최고의 회사가 된다는 권 부회장의 신념이 있다. 

권 부회장은 이미 업계에서 직원들을 존중하는 CEO로 유명하다. 지난 2015년 LG유플러스에서 활기찬 직장 문화를 이끄는 '즐거운 직장팀'이 발족한 데에도 권 부회장의 뜻이 반영됐다. 직원들이 소풍 가는 마음으로 회사에 출근하는 분위기를 만들고 싶어 한다. LG에너지솔루션 취임사에서도 "임직원의 행복'이 자신의 꿈이라며 매일 아침 출근길이 즐거울 수 있도록 소통하는 리더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2023년 새해 첫 일정도 구성원 신년모임 '조이풀 엔솔'으로 시작했다. 이날 시무식은 딱딱하지 않고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새해 첫 업무를 시작할 수 있도록 글로벌 구성원들의 새해 인사 및 덕담 릴레이, 1일 바리스타 체험, 아로마힐링 등 구성원들을 배려하는 행사들로 꽉 찼다고 한다. 

취임 직후 가장 먼저 이룬 성과 중 하나는 CEO와 직원 간의 직접 소통 창구인 '엔톡' 개설이었다. 엔톡은 임직원들이 CEO에게 궁금한 점을 묻거나 업무 관련 아이디어, 건의사항 등 다양한 의견을 전달하고 CEO가 이에 직접 댓글을 통해 답변을 달 수 있는 채널로 3만3000여 명의 임직원들이 활발하게 이용하고 있다.

CEO로서의 경영만으로도 시간이 부족함에도, 권 부회장은 평소 현장에 답이 있다는 신념으로 주 1회 이상 기술연구원이 있는 대전과 에너지플랜트가 위치한 오창을 방문한다. 현장을 둘러보며 애로사항을 직접 체크하고, 구성원들과 소통 시간도 갖고 있다.

직원을 위해서라면 조직 개편도 마다하지 않았다.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 전담조직'을 구성, 임직원의 업무 효율을 개선하고 있다. 수도권과 대전, 오창, 제주 등 총 88개의 거점 오피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직원들이 이용 가능한 부속의원을 본사, 오창, 대전에 모두 설립했다. 

권영수 부회장의 임직원 소통, 존중은 일하기 좋은 회사를 만들어 조직안정을 꾀하려는 전략이다.

통상 배터리 산업에서 '중국 의존도'와 함께 가장 고질적, 치명적인 문제로 손꼽히는 문제로 '인력난'을 꼽는다. 전기차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배터리 업계의 공급이 완성차 업체 수요에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커지는 시장에 비해 숙련된 경력직 인력이 턱없이 부족해지는 것이다. 

하지만 권 부회장의 인재 존중 문화로 LG에너지솔루션의 인력채용은 상대적으로 문제가 덜하다고 볼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단기간에 인력이 급증하기까지 하며 올해 채용 속도를 조절할 계획이라 밝혔다. 반면 차세대 기술을 위한 R&D 인력 확보는 멈추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같은 추세라면 올해 R&D 인력은 4000명을 넘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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