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은지 기자
  • 입력 2023.11.15 17:57
중국 CATL의 LFP 배터리가 탑재된 기아의 '레이EV'. (사진제공=기아)
중국 CATL의 LFP 배터리가 탑재된 기아의 '레이EV'. (사진제공=기아)

[뉴스웍스=정은지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자체 개발해 자사 전기차에 탑재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SK온이 협력업체로 거론되고 있어 이목이 쏠린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해부터 국내 배터리 제조사와 2년간의 합작 프로젝트를 진행, 2024년까지 LFP 배터리 개발을 완료할 예정이다.

해당 배터리는 성능 테스트 과정을 거쳐 2025년부터 현대차·기아의 소형 및 보급형 중저가 전기차에 본격 탑재될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는 배터리 3사로부터 LFP 배터리셀을 납품받은 후 배터리 패킹 작업을 할 것"이라며 "성능 검사 후 도입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배터리 3사 가운데 SK온이 현대차의 협력업체로 업계에서 거론되는 이유는 현대차의 LFP 배터리 개발 완료 시점이 SK온의 LFP 배터리 개발 및 양산 일정과 맞물리기 때문이다.

SK온은 지난 3월 인터배터리에서 영하 20도 수준의 저온에서도 주행거리 70~80% 성능을 발휘하는 LFP 배터리 시제품을 공개했다. SK온은 현재 배터리 셀 개발을 완료했으며 양산 준비 단계에 돌입했다.

이에 대해, SK온 관계자는 "시제품이 나온 만큼, 라인만 설치하면 양산할 수 있다"며 "단, 완성차 업체 납품과 관련한 사안은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현대차 관계자 역시 "기술 내재화를 위해 다양한 배터리 제조사와 협업을 통해 개발 중"이라고만 언급하며 협력업체 공개를 꺼렸다.

그러나 국내 배터리 3사 중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LFP 배터리 양산 시점을 2026년으로 못 박은 상황이다. 따라서 2024년 개발 완료라는 목표 일정을 고려하면, 현대차의 협력 가능 대상은 SK온 만 남는다.

현대차가 LFP 배터리 개발에 직접 나선 이유는 글로벌 LFP 배터리 시장에서 95%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서다. 중국 대표 배터리 기업인 CATL(44%)과 BYD(37%)의 LFP 시장 점유율은 80%가 넘는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전기차 가운데 처음으로 기아 '레이 EV'에 LFP를 적용하면서 중국산 배터리를 탑재했지만, 2025년 이후 내재화에 성공하면 자체 개발 배터리로 전환할 방침이다.

배터리 업계 한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에 가격 압박이 거세지고 있는 만큼, 완성차 기업들의 LFP 배터리 수요가 많다"며 "향후 국내 배터리 3사가 LFP 배터리를 개발·양산하는 시점에 국내 전기차 산업이 또 한 번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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