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상우 기자
  • 입력 2023.11.20 17:48
해외 소비자들이 농심 '신라면'을 즐기고 있다. (사진제공=농심)
해외 소비자들이 농심 '신라면'을 즐기고 있다. (사진제공=농심)

[뉴스웍스=김상우 기자] 한국 라면의 수출액이 사상 처음 1조원을 돌파했다. 올해로 라면 출시 60주년을 맞는 기념비적인 해에 1조원 금자탑을 쌓은 것이다.

20일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10월 라면 수출액은 7억8525만달러로 지난해 동기 대비 24.7% 늘었다. 지난해 연간 수출액의 7억6541만달러를 훌쩍 뛰어넘는 등 2015년부터 9년 연속으로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수출량도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였다. 올해 1∼10월 라면 수출량은 20만1363톤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3.9% 늘었다. 지난해 연간 수출량 21만5953톤보다 다소 부족하지만, 남은 두 달 동안 사상 최대치 경신이 확실할 전망이다. 수출량도 9년 연속 신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1∼10월 라면 수출액의 원달러 환율 환산은 1300원을 적용할 경우, 1조208억원이다. 남은 두 달 동안 연간 수출액은 1조2000억원에서 1조3000억원 안팎이 예상된다.

이번 수출액은 국내공장에서 생산돼 외국으로 출하되는 라면만 반영하고 있다. 외국의 생산공장에서 직접 생산하는 물량까지 반영할 경우, 수출액 규모는 2조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농심은 미국과 중국에 라면 생산공장을 두고 현지 판매에 나서고 있다. 팔도는 러시아에, 오뚜기는 베트남에 각각 현지 생산공장을 두고 있다.

올해 3분기까지 라면 업계 매출 1위는 농심이다. 1~3분기 누적 매출 2조208억원을 기록했다. 이어 삼양식품이 8150억원, 오뚜기가 7258억원으로 집계된다. 업체별 주요 수출 제품에는 농심 ‘신라면’, 삼양식품 ‘불닭볶음면’, 오뚜기 ‘진라면’, 팔도 ‘도시락’ 등이 꼽힌다.

김정수 삼양라운드스퀘어 부회장이 지난 9월 14일 열린 삼양라면 출시 60주년 기념 비전 선포식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양라운드스퀘어)
김정수 삼양라운드스퀘어 부회장이 지난 9월 14일 열린 삼양라면 출시 60주년 기념 비전 선포식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양라운드스퀘어)

올해 1∼10월 라면 수출액 중 1위 국가는 중국(1억7천445만달러)으로 나타난다. 이어 미국(1억700만달러), 일본(4866만달러), 네덜란드(4864만달러), 말레이시아(3967만달러), 필리핀(3090만달러), 호주(3016만달러), 태국(3007만달러), 영국(2980만달러), 대만(2813만달러) 등이 10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중동 국가인 아랍에미리트(UAE)는 1224만달러의 수출액을 기록해 15위를, 사우디아라비아는 899만달러로 18위를 각가 차지하는 등 까다로운 할랄 식품 기준에도 불구하고 수출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 라면 수출액이 1000달러 이상 집계된 국가는 총 128개국이다.

한편, 이러한 수출 증가세에 힘입어 라면 원조국인 일본과의 격차도 갈수록 좁혀지고 있다. 지난해 일본 토요수산의 미국법인 라면 매출은 12억4400만달러(약 1조6000억원)며, 닛신식품(미국, 멕시코, 브라질)이 9억5100만달러(약1조2000억원)로 뒤를 잇고 있다. 각각 전년 대비 27%, 69%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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