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3.11.28 08:00

[뉴스웍스가 만난 사람] "14년간 소액주주 운동 통해 기업지배구조 개선 노력"
"뉴욕주 변호사 출신의 '디플로노미스트'…출마예정자, 당원 정보 접근조차 못해"

이지수 전 문재인 정부 청와대 해외언론비서관. (사진제공=이지수)
이지수 전 문재인 정부 청와대 해외언론비서관. (사진제공=이지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내년 4월 10일에 있을 국회의원선거에서 서울 마포갑 출마를 선언한 이지수 전 문재인 정부 청와대 해외언론비서관을 27일 서울 마포구 염리동 사무실에서 만났다. 이 자리에서 그는 '꿈꾸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고 했다. 어떤 꿈일까?

"신냉전시대라고 부를 만큼 세계 자본주의 경제 질서가 재편되고 있다. 우리나라 경제는 저성장체제로 들어섰고 잠재성장률도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다. 이제는 외교력 없이 안정적인 성장이 불가능하다."

그는 향후 최소 10년 이상 지속될 '신냉전 질서'에서 경제는 외교를 따라 흐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외교 따로 경제정책 따로 추진하던 시대는 지났다. 신냉전 질서에서 외교와 경제를 같이 아우를 수 있는 통찰력과 상상력이 필요하다. 나에게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런 일을 해내겠다."

그래서 그는 외교(Diplomacy)와 경제(Economics)의 합성어인 디플로노믹스(Diplonomics)를 주장했다. 한마디로 '외교력을 바탕으로 한 경제'인 셈이다. 그리고 자신을 이런 경제체제의 전문가인 '디플로노미스트(Diplonomist)'로 규정했다. 구체적으로는 '공공외교‧공정경제 전문가'다.

그는 서울 마포갑에 있는 숭문중(43회), 광성고(67회)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에서 경제학 학사와 석사를 마친 뒤 미국으로 건너가 뉴욕에 있는 컬럼비아대학교에서 MBA(경영학 석사), 뉴욕 예시바대학교 카도조 로스쿨에서 JD(법무박사)를 마쳤다. 이후 뉴욕주 변호사로 활동하다가 귀국 후 기업의 지배구조개선을 목표로 활동하는 시민단체에서 14년을 일했다.

일감 몰아주기와 초법적 상속 등 기업 지배구조 감시, 소액주주운동을 하던 중 시민단체 힘만으로는 제도를 바꾸기 어렵다고 생각하던 차에 2016년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으로부터 인재영입 제안을 받았고 정치에 뛰어들었다. 마포갑 출마를 원했지만 당의 전략적 판단을 존중해 타지역으로 출마했으나 3자구도가 되면서 낙선했고 이번 선거에서는 자신이 중·고등학교와 대학 시절까지 20년 넘게 살아온 고향과도 같은 마포갑에 도전장을 냈다. 

내년 4월 10일에 있을 국회의원선거에서 서울 마포갑 출마를 선언한 이지수 전 문재인 정부 청와대 해외언론비서관을 27일 서울 마포구 염리동 사무실에서 만났다. 이지수 전 비서관이 자신의 소신을 피력하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내년 4월 10일에 있을 국회의원선거에서 서울 마포갑 출마를 선언한 이지수 전 문재인 정부 청와대 해외언론비서관을 27일 서울 마포구 염리동 사무실에서 만났다. 이지수 전 비서관이 자신의 소신을 피력하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다음은 이지수 전 문재인 청와대 해외언론비서관과의 일문일답이다.

- 왜 정치를 하려고 하는가.

"소액주주 운동을 하면서 기업지배구조개선을 위해 14년을 노력했다. 주주총회에 수없이 참석해서 문제점을 지적하고 법과 제도를 바꾸기 위해 노력했는데 한계를 절감한 적이 많았다. 이걸 바꾸려면 힘이 있어야겠더라. 그래서 20대 총선 앞두고 민주당에서 영입 제의가 왔을 때 정치를 하기로 결심하고 민주당에 입당했다."

- 지금 대한민국 경제가 심각한 위기라고 지적한 이유는.

"올해 우리나라는 1%대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다. 저성장이 고착화되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잠재성장률이 장기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라는 것이다. 이건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고 봐야 한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뒤로는 더욱 퇴행하고 있다. 지금 중국시장을 거의 포기한 상황이다. 외교도 경제도 엉망인 상태로 접어들었다. 이러다가 우리나라가 다시 중진국으로 추락할 것이라는 위기감을 느낀다. 세계 경제와 외교의 흐름을 정확하게 읽고 우리 경제의 갈 방향을 살펴야 한다. 정치와 외교가 정말 중요하다."

- 왜, '마포갑'인가.

"5세 때부터 국책은행의 해외주재원이었던 아버지를 따라 가족이 외국에서 살았다. 초등학교 6학년 때 마포에 정착해서 숭문중, 광성고, 연세대 경제학과, 대학원까지 마쳤다. 성장기를 전부 마포에서 보낸 만큼 마포갑은 제 고향과도 같은 곳이다.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지면서 정치 지형이 바뀌고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중 하나로 여당이 자신감을 가지는 것 같다. 때문에 내년 총선에서 마포갑 지역은 여야가 치열하게 다투는 지역이 될 것이다. '한강벨트의 최전선을 지키겠다'는 마음으로 출마를 결심했다."

- 학력과 경력이 다채롭다. 현재의 자신을 한 마디로 규정한다면.

"조어(造語)인데, 저 자신을 디플로노미스트(Diplonomist)라고 생각한다. 저는 향후 최소 10년 이상 전개될 신냉전 시대의 경제체제를 디플로노믹스(Diplonomics)라고 이름지었다. '외교(Diplomacy)+경제(Economics)'의 합성어다. 국가의 경제적 이익을 확보하기 위해 외교력을 최대한 활용하는 경제체제를 말한다. 산업구조를 재구축하고 신산업을 유치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모든 외교역량을 동원하는 것이다. 이 개념을 활용해서 외교와 경제의 상관관계를 분석하고 이를 현실에 적용시키는, 그런 일을 전문적으로 해내는 사람을 디플로노미스트(Diplonomist)라 할 수 있다. '세계 경제의 흐름과 변화를 읽으면서 다양한 방식의 외교를 펼칠 수 있는 사람'이다."

-민주당 출신 후보로서는 드문 학력과 경력이다.

"자신감으로 봐주었으면 좋겠다. 경험이 다르면 일하는 방식도, 그 성과도 다르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 민주당은 의원외교와 외신, 특히 미국 정계와 언론계에 어필하는 힘이 좀 부족하지 않나 싶다. 출마하는 후보로서도 그렇고, 민주당원으로서도 그렇고 당의 역량을 강화하고 외연을 넓히는데 미력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다."

내년 4월 10일에 있을 국회의원선거에서 서울 마포갑 출마를 선언한 이지수 전 문재인 정부 청와대 해외언론비서관이 27일 서울 마포구 염리동 사무실에서 자신의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내년 4월 10일에 있을 국회의원선거에서 서울 마포갑 출마를 선언한 이지수 전 문재인 정부 청와대 해외언론비서관이 27일 서울 마포구 염리동 사무실에서 자신의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22대 총선에 특별히 어떤 의미를 부여하나.

"지금 대한민국은 통치 리더십이라는 게 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이다. 그야말로 누란(累卵)의 위기다. 외교의 위기, 민생경제의 위기, 남북관계의 위기, 행정과 안전의 위기 등등 셀 수조차 없다. 국정의 방향이 무엇인지, 우리나라가 어디로, 어떻게 가고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 경제정책이 없다. 그래서 22대 총선은 위기를 극복하고 대한민국의 변화와 도전을 이끌 정치세력을 결정하는 선거라고 생각한다. 세계 경제의 흐름과 외교정책의 변화를 읽을 줄 아는 사람, 디플로노미스트라는 전문가 몇 명은 국회에서 일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정치인의 살아온 이력과 앞으로의 비전을 함축한 게 캐치프레이즈를 혹시 정했나. 

"여러분들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마포의 바람이 다르다'로 결정했다. 중의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데 우선 마포갑 주민들의 '바람(Needs)'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반영해 마포갑만의 특색과 차별화를 이뤄나가겠다는 의미가 있다. 또 하나의 의미로는, 경험과 능력을 갖춘 이지수의 '바람(Winds)'으로 기존의 낡은 정치를 날려버리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바람'에는 희망(Hope)이라는 의미도 있지 않나.

"그렇다. 마포갑의 유권자 지형, 정치 지형, 주거 형태 등이 많이 바뀌었다. 젊고 합리적인 유권자 세대, 개인의 행복 못지않게 대한민국의 발전을 염원하는 분들이 정말 많다. 편가르기 등 '낡은 방식의 정치 vs 미래를 준비하는 융복합형 정치', '우물안 개구리 vs 세계를 무대로 경험을 쌓은 전문가', '정치만 해온 사람 vs 해온 일과 할 일이 분명한 사람'의 대결 구도가 형성될 것이라고 본다. 그 안에서 시민들이 희망을 발견했으면 좋겠다. 경영과 경제, 외교와 법학까지 두루 경험하며 실용적인 능력과 실력을 갖춘 것을 '다르다'고 표현한 것이다."

-지역 활동에 빅데이터를 적극 활용한다고 들었다.

"감(感)으로 선거를 준비하던 시대는 지났다. 지금은 빅데이터를 누가,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가 중요한 시대이다. 출근길 인사도 지하철역 시간대별 승차 데이터를 토대로 진행한다. 동별로 가용한 모든 데이터(가구, 인구, 성비, 소득, 주차, 주거형태 등) 기반으로 동선을 짜는 식이다."

내년 4월 10일에 있을 국회의원선거에서 서울 마포갑 출마를 선언한 이지수 전 문재인 정부 청와대 해외언론비서관을 27일 서울 마포구 염리동 사무실에서 만났다. 그가 더불어민주당 로고 글자가 나온 곳에서 미소를 띄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내년 4월 10일에 있을 국회의원선거에서 서울 마포갑 출마를 선언한 이지수 전 문재인 정부 청와대 해외언론비서관을 27일 서울 마포구 염리동 사무실에서 만났다. 그가 더불어민주당 로고 글자가 나온 곳에서 미소를 띄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마포를 '한국의 뉴욕'으로 만들어보고 싶다고 했나.

"공덕동 주변에는 서울창업허브와 프론트1 등 벤처기업도 많이 몰려 있고 을지로와 종로, 여의도 금융중심지와 용산국제업무지구 그리고 서북권의 국제적 창조문화 중심축이 개발되고 있으니 마포갑은 '한국의 뉴욕'이 될 조건이 충분하다고 본다."

-지역공약은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최근 관내 학부모님들과 간담회를 했는데 육아, 보육, 학교, 주거환경, 주차와 생활환경까지 정말 많은 의견이 나왔고 반영해야 할 사안들이 많았다. 정리했더니 이렇더라. ▲평일 늦은 시간, 주말과 공휴일에도 소아과 진료를 볼 수 있는 달빛어린이병원 마포갑 유치 ▲청소년수련관 신설, 명문학교 육성을 위한 학교시설개선사업, 마래푸 육아체육복합공공센터 건립 ▲쾌적하고 안전한 도로환경을 위한 한전 지중화사업, 전기선과 통신 3사와 지역 케이블선을 하나로 묶어 정리하는 공중선 인입 정비사업 ▲통학로 정비사업, 반려견놀이터 확충, 어린이물놀이터 건립 ▲경의선숲길과 염리동 청년주택, 마포아트센터를 잇는 청년특화거리조성 ▲서강대교 하단 부지와 서강대역 유휴부지에 청소년들을 위한 농구장과 X게임장 설치, 노고산 무장애길 등 해야 할 일들이 상당히 많다."

-정치신인으로서 현역 의원과 경쟁해야 하는데 '공정경쟁의 판'은 깔려있다고 보나.

"출마예정자라는 지위가 인정돼 지역주민들을 만나고 인사할 수 있다는 것 외에는 게임의 룰 자체가 불공정하다. 공직선거법과 정당법은 그렇다 쳐도 같은 당원임에도 당헌당규부터 차별이 적지 않다. 민주당 경선룰이 '권리당원 50%+일반시민여론조사 50%'인데 출마예정자들은 당원 정보에 접근이 원천 차단돼 있다. 반면, 현역의원과 지역위원장은 당원 정보를 활용하여 문자 등으로 홍보할 수 있다. 

또 정치신인은 예비후보자 등록 전에는 현수막 게첩도 거의 불가능하다. 선관위에서 허락해도 구청에서 출마예정자들의 현수막은 불법으로 단속하고 게첩을 해도 바로 철거한다. 현역 의원이나 정당(중앙당, 시도당) 지역위원장은 가능하다. 공정한 경쟁이 이뤄져야 결과에도 승복하기 쉽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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