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3.11.30 16:39

[뉴스웍스가 만난 사람] "이준석, '겸손한 권력' 물음표…민낯 드러나 탈당 전망"
"조국, 누구 비판할 처지 아냐…'수혈의 정치' 아닌 '뿌리의 정치'로 인재 키워야"

김정화 민생당 전 대표를 지난 29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그는 항상 공부하는 자세로 미니 노트북을 펼쳐놨다. (사진=원성훈 기자)
김정화 민생당 전 대표를 지난 29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그는 항상 공부하는 자세로 미니 노트북을 펼쳐놨다. (사진=원성훈 기자)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예측 가능한 정치', '신뢰받는 정치'를 지향하는 김정화 전 민생당 대표를 지난 29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이 자리에서 그는 "눈빛이 탁해지면 언제든지 정치를 그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게 무슨 말일까?

그는 "말과 행보로 이루어진 게 정치라고 했을 때 말과 행보가 일치하는 정치인이 많다고는 보지 않는다"며 "그래서 김정화의 정치란 저 사람은 믿을 만해 혹은 저 사람의 정신은 신뢰받을 만해 저 사람의 것은 가짜가 아니야 진짜야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제 스스로도 그렇고 제 주위에서도 제가 정치를 하려고 했던 원래의 대의를 잃고 초심을 잃어서 눈빛이 탁해지는 순간이 온다면 그런 정치를 해서 뭐하나. 정치를 할 의미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 순간이 온다면 스스로도 정치를 그만둘 것이며 주변 사람들에게도 내게 정치를 그만두라고 언제든 조언하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제가 꿈꾸는 정치는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생각들이 공존하는 정치이고, 사회적으로 소외받거나 뭔가 결핍된 사람들까지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정치를 하고 싶다. 기득권에서 조금 비껴나 있는 사람들을 위한 정치를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한 후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여성정치학 과정을 수료한 후, 2012년 민주당에 입당했다. 회의를 느껴 잠시 정치적 공백기를 가졌다. 이후 2014년 안철수 대표의 새정치추진위원회에 합류,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 여성리더십센터 부소장을 맡았다.

이후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의 추천으로 민생당의 바른미래당 몫 대표가 됐다. 현재는 탈당해 무소속이지만 대통령 인수위원회 합류로 사실상 국민의힘 계열 인사로 분류되고 있다. 이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획·조정분과 상임자문위원으로 위촉됐다. 1979년 1월 19일생으로 출생지는 전라북도 김제시이다.

다음은 김정화 전 민생당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우리나라에 '제3당'이 필요하다고 보나.

"다양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있어야 사회가 더 성장한다고 보는 입장이고 그리고 대화와 타협을 정치의 본령으로 한다고 했을 때는 제3당이 또 그 역할을 해주면 일정 부분 균형을 맞출 수 있다고도 보기 때문에 제3당이 존재하는 게 맞다고 본다."

-'이준석 신당'이 태동할 것 같은데 이를 어떻게 보나.

"정치인은 기본적으로 정직한 성품, 부끄러움을 아는 양심, 겸손한 권력을 가져야 한다고 보는 사람이다. 물론, 이준석은 정치적인 감각 혹은 정치적 이슈를 선점해서 그것을 국민들에게 홍보하는 능력은 탁월하다고 본다. 하지만, '겸손한 권력'이라는 측면에서는 물음표다. 이준석은 '나는 옳고 너는 그르다'는 식도 보이고, 분노에서 멈추지 않고 분노하고, 가출하고, 모욕하고 조롱하고 뭔가 이런 패턴이 있는 것 같다. 이런 것을 보면서 이준석의 갈등유발의 정치가 국민에게 어떤 유익함을 줄까라는 의심이 든다. 게다가 국민의힘 전 대표를 역임했으면 국민의힘에서 기회를 준 셈인데 성상납 의혹을 받을 정도로 도덕성이 무너져서 권위가 상실된 것이다. 그렇다면, 자아성찰과 자아비판을 먼저 했어야 했는데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이준석의 신당 창당 같은 경우는 순수한 목적으로 보지는 않고 이곳저곳에서 들려오는 얘기가 지분 얘기도 있고 비대위원장을 맡느니 어쩌느니 하는 얘기가 있는 것을 보니 이준석이 국민의힘과의 협상용으로 신당 얘기를 하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그게 그리 녹록지 않은 것 같아 보인다. 

일단은 국민의힘에 공천관리위원회가 구성될 것이고 한동훈 법무부장관이 어떤 형태로든 들어올 것이기 때문에 이준석의 입지는 더 좁아져서 퇴로를 찾기가 쉽지 않는데 국민의힘에서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이준석이 판단하게 된다면, 달리 얘기해서 국민의힘과 협상할 수 있는 뭔가가 없다고 판단이 서면 이준석 스스로가 얘기했던 신당 창당 시한을 넘겨서 탈당하게 될 것으로 본다. 

이준석의 정치는 애초에는 기대가 컸지만 이제는 너무 그 민낯이 드러나서 이준석을 알거나 함께 했던 사람은 앞으로는 함께 하거나 뭘 도모할 생각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난 29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김정화 전 민생당 대표를 만났다. 벽면에 걸려있는 와인 사진이 있는 판넬 앞에서 사진을 찍자고 했더니 그건 아니라며 굳이 화초가 있는 곳으로 자리를 옮겨갔다. (사진=원성훈 기자)
지난 29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김정화 전 민생당 대표를 만났다. 벽면에 걸려있는 와인 사진이 있는 판넬 앞에서 사진을 찍자고 했더니 그건 아니라며 굳이 화초가 있는 곳으로 자리를 옮겨갔다. (사진=원성훈 기자)

-'바람직한 청년정치'는 어떤 모습이어야 하나.

"우리 정치는 그동안 늘 '수혈의 정치'만 해왔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정치인을 육성하면서 민주적인 트레이닝을 해야 한다. 그러니까 인재를 영입하는 형태 말고 인재를 육성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뿌리의 정치를 해야 한다. 정치인은 정치적 철학 신념 등이 있어야 하는데 이게 일순간에 생기는 게 아니므로 당내에서 청년 정치인들을 3년에서 5년 정도 꾸준히 육성해야 한다. 이준석의 경우에는 박근혜 키즈로 정계에 입문해서 청년정치의 수혜자가 된 경우이고 국민들은 그에 의해 피해자가 된 케이스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나.  

"윤리와 염치가 아무리 실종된 정치판이라고 해도 조국이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와 관련해 윤석열 정부를 비판할 자격이 있는지 의심스럽다. 게다가 최근 그가 '비법률적 명예회복'이라는 용어를 썼다. 이 자체가 신당 창당을 시사한 것인데, 코메디라고 생각한다. 조국은 누구를 비판할 처지가 아니라 자아성찰과 자아비판이 선행돼야 할 사람이다. 그래야 사람이라고 본다. 조국이란 사람 자체가 우리나라 사람들을 이념적으로 두쪽으로 쪼개놓은 사람이다.

조국 이전과 이후가 확연히 다르지 않느냐. 이념적으로 양극단의 정치로 치닫게 된 것 아니냐. 조국 본인은 그렇게 해놓은 데 대해 스스로 책임이 없다고 느끼고 있는지 정말 궁금하다. 이 정부에서 뭐 하는 것마다 건건이 잡아서 논평하는 모습을 보면 나는 이게 열등감의 발로로 보인다. 윤리와 염치를 좀 챙겼으면 좋겠다. 창당하겠다고 하는데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지지받고 사랑받는 정당이 될지는 모르겠다."

-한동훈 법무부장관이 총선 정국에서 등판할 것이라고 보나.

"한동훈의 경우 그동안 야권 인사들을 상대하면서 예리하고 정확한 대처를 통해 스스로 자기 체급을 키운 것은 높이 평가한다. 하지만 그가 행정관료가 아닌 정치인으로 나설 것 같으면 이제 더 이상은 그래서는 안 된다. 뭔 얘기인가 하면, 일각에서 그에 대해 '가볍다'는 평가와 함께 '항상 날이 서있다'는 느낌을 준다는 평가가 적잖다. 아울러, 검사 출신이고 현직 장관이라면 윤석열 대통령과 국정의 연대 책임을 져야할 위치에 있는 것도 맞다. 따라서 검사 출신이지만 그 한계를 뛰어넘어 대중정치를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보여줘야 한다는 얘기다.

출마설과 관련, 그가 혼자 편하자고 하면 강남의 어느 한 지역으로 나와도 된다. 그게 아니라면 좀더 정치적 체급을 키우고자 한다면 험지출마해서 거기에서 승리해보겠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특정한 어느 한 지역을 대표하기보다는 선대위에서 중책을 맡은 후에 전국적 인지도가 있기 때문에 전국 선거를 돕는 것이 개인으로도 국민의힘의 입장에서 봤을 때도 훨씬 더 낫지 않겠나 한다. 이준석의 빈자리를 한동훈이 채우면서 플러스 알파까지 하는 게 충분히 가능하고 또 그렇게 하는 것이 낫다고 본다. 따라서 당선권 비례대표 자리를 확보하고 나서 전국에 지원유세 다니는 게 현실적이지 않은가 한다."

-비례대표제는 필요한가.

"원칙적으로는 필요하다고 본다. 하지만, 비례대표제에 대해 국민적 이미지가 좋지 않은 것은 그만큼 불신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비례대표제를 통해서 국회의원이 된 사람들은 대개가 그 과정이 투명하지 못하다. 이 때문에 그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검증하기가 어렵고 어떤 유입경로를 통해 들어오게 됐는지는 더더욱 알수가 없다. 따라서, 유입되는 과정 즉, 누가 추천을 해서 어떤 식으로 국회에 입성하게 됐는지 투명성이 전제가 된다면 국민들의 불신이 사라지게 될텐데 그게 없다보니 뜬금없이 갑자기 국회의원이 됐는데 전문성을 갖췄는지도 잘 모르겠다. 설령 직능대표로 국회에 왔더라도 직능의 대표라는 것과 민주적 훈련이 돼서 충분히 정치행위를 잘하는 것은 별개 아니냐. 그래서 과정도 투명해야 하고 인물도 깜냥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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