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우성숙 기자
  • 입력 2023.12.02 00:01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뉴스웍스=우성숙 기자] 인플루엔자(독감)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날씨가 쌀쌀해진데다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마스크를 벗고 맞는 첫 겨울철인 탓이 크다. 의심환자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배 이상에 달하고 있고, 특히 집단적으로 모여 있는 소아와 초·중·고교 청소년들을 중심으로 독감 확산세가 거세다는 것이 걱정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47주차(11월 19~25일) 외래환자 1000명당 인플루엔자 의심 증상을 보이는 환자 수(인플루엔자 의사환자 분율)는 45.8명을 기록했다. 이는 2023~2024년 절기 인플루엔자 유행 기준(6.5명)에 비하면 약 7배, 지난해 같은 기간(13.9명)의 약 3.3배에 달하는 규모다. 직전 주인 11월 12~18일과 비교해도 22% 증가한 수치다.

무엇보다 소아와 청소년 환자의 증가세가 무섭다는 게 우려되는 대목이다. 7~12세의 의심 환자 수가 100.9명, 13~18세는 104.0명에 달해 각각 유행기준의 15.5배, 16배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그 외 연령대는 19~49세 53.2명, 1~6세 35.3명, 50~64세 24.4명, 0세 20.5명, 65세 이상 11.8명 등이었다.

독감 유행기준은 과거 3년 동안 비유행기간에 발생한 의사환자 분율의 평균값 등을 산출 공식에 반영해 질병관리청 독감 자문위원회가 결정하는 것으로, 이 기준치를 넘으면 독감 유행주의보가 내려지게 된다.

소아와 청소년의 독감 의심환자가 이런 유행기준의 5.3배에서 15~16배에 달한다고 하는 것은 유행주의보 수준을 훌쩍 뛰어 넘은 것이고, 그 만큼 소아·청소년층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소아·청소년층의 독감환자가 급증한 것은 이들 계층의 대부분의 학교나 학원 등에서 집단으로 생활을 하고 있는 탓이 크다. 또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철저한 마스크 착용과 방역정책 강화로 바이러스에 노출될 기회가 적어 면역력이 전반적으로 낮아진 틈을 독감이 파고든 것도 독감확산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고령층의 독감 의심 환자가 유행기준의 2배에 가깝다는 것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그야말로 소아‧청소년·고령층이 있는 가정에서는 독감 예방에 비상이 걸린 것이다.

전문가들은 독감이 본격적인 유행 양상을 보임에 따라 호흡기 감염병 예방수칙을 준수하고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한다. 특히 만 65세 이상 어르신, 어린이, 임신부, 폐질환·심장질환 환자, 특정 만성질환 환자, 면역저하자 등은 반드시 접종하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독감은 대부분 자연 치유되기도 하지만 고위험군과 면역저하자 등은 폐렴 등 합병증 발생 또는 기저질환 악화로 입원하기도 하고, 일부는 사망에 이를 수도 있어서다. 만약 백신을 맞는다면 보통 항체가 백신 접종 2주 후에 형성되는 점을 감안해 날씨가 더 추워지기 전에 서둘러 접종하는 것이 좋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독감 예방수칙도 반드시 준수해야 한다. 외출 후에는 반드시 손을 씻는 등 개인 위생수칙을 지키고, 사람이 많이 모여 있는 장소에 가거나 감기·독감·코로나 증상이 있을 경우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은 기본이다.

방심은 큰 화를 불러올 수 있다. 아직도 코로나19가 완전히 퇴각하지 않았다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가장 피해야 할 상황은 코로나19와 계절 독감의 동시유행(트윈데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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