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우성숙 기자
  • 입력 2023.12.04 11:22
임종식 경북교육감이 안동 풍천풍서초를 방문해 1학년 입학생들을 다정스럽게 맞이하고 있다. (사진제공=경북교육청)
임종식 경북교육감이 안동 풍천풍서초를 방문해 1학년 입학생들을 다정스럽게 맞이하고 있다. (사진제공=경북교육청)

[뉴스웍스=우성숙 기자] 내년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학생 수가 사상 처음으로 40만명 아래로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저출산의 영향이다. 일각에서는 당장 3년 뒤에는 30만명 선도 위태롭다는 전망도 있다. 특히 올해 출생아 수는 23만명 안팎으로 추정돼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짐작은 했지만 그 수치가 충격적이다. 이대로 가면 교육·국방·노동·의료 등 각종 시스템이 무너져 국가 자체가 소멸할 것이라는 경고음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교육계에 따르면 내년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동들은 2017년생들로 그해 출생아 수는 35만7771명이었다. 행정안전부가 아직까지 정확한 취학 대상 아동 수를 집계하진 않았지만, 이런 수치를 감안하면 내년 초등학교 입학생이 40만명이 되지 않을 것임이 분명하다. 조기 입학생, 과령 입학생, 국내 거주 외국인 등 초등학교 입학 인원이 늘어날 요소는 있지만 이 것으로는 불충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올해 초등학교 입학생(40만1752명)의 경우 2016년 출생아 수(40만6000명)와 약 5000명 차이가 난다는 점을 감안하면 끌어 모아도 내년 입학생이 40만명을 넘는다는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앞으로 초등학교 입학생 규모가 더 빠르게 줄어들 것이란 점이다. 통계청이 지난달 29일 발표한 '9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3분기 합계출산율은 1년 전보다 0.10명 줄어든 0.70명으로 집계됐다. 연말로 갈수록 출생아가 줄어든다는 점을 감안하면 4분기엔 0.6명대로 내려앉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당장 2020년생이 입학하는 오는 2027년에는 30만명 선도 깨질 가능성이 크다. 2020년 출생아 수가 27만2337명까지 떨어졌기 때문이다. 40만명이 붕괴된 것도 모자라 3년내 30만명 대가 무너질 것이라는 얘기다.

초등학교 입학생 수가 감소한 것은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다. 심각한 저출산 여파로 전국 초등학교 입학생 수는 20년째 꾸준히 감소해왔다. 2005년에는 62만4000여 명에 달했지만, 2010년 47만6000명으로 5년 만에 20% 이상 급감했고, 올해는 40만명을 겨우 넘겼다.

이런 출생아 수 감소가 브레이크가 없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출생아 수가 24만9000명이고, 올해는 23만명대로 추락할 전망이다. 앞으로 이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갈 나이가 되면 전국 초등학교의 절반이 신입생 10명 미만으로 전락한다. 초등학교만의 문제가 아니다.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도 이런 과정을 겪을 것임은 예정된 수순이다. 교육 기반 인프라가 무너지면 지역사회가 쇠락하다 소멸할 것임은 자명하다.

더 두려운 것은 사회‧경제적 후폭풍이다. 국방·노동·의료 등 각종 시스템의 붕괴는 물론 노동‧구매력감소에 따른 장기 저성장고착화라는 부작용도 불러올 수 있다. 학생 수 감소는 학교 붕괴로 이어지고, 국가시스템 전체에 타격을 준다는 얘기다. 한국은행이 내놓은 '경제전망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이 저출산 문제에 정책적으로 대응하지 않을 경우 2050년쯤 성장률이 0% 이하로 추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정말 걱정이다. 당장 저출산 문제를 풀지 못하면 우리의 미래는 없다. 교육은 물론 복지·국방·주택·의료 등 각 영역별로 대비할 분야가 한둘이 아니다. 가용할 수 있는 수단을 총동원해야 한다. 이런 추세로 가면 한국의 경제규모가 2060년대부터 후퇴해 2075년엔 필리핀, 말레이시아, 방글라데시 등에도 밀릴 수 있다는 골드만삭스의 경고를 허투루 들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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