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우성숙 기자
  • 입력 2023.12.06 12:30
광물 이미지.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제공=포스코케미칼)
광물 이미지.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제공=포스코케미칼)

[뉴스웍스=우성숙 기자] 새만금에 핵심 광물 전용 비축기지를 구축하는 사업이 6일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2024년부터 3년간 2417억원을 투입해 새만금 국가산단 내 19만㎡ 부지에 연면적 11만㎡ 규모의 비축기지 구축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 늦은 감은 있지만 글로벌 광물전쟁 격화하는 상황에서 지금이라도 이런 결정을 한 것은 환영할 만 하다. 특히 현재 한국광해광업공단이 운용 중인 군산 비축기지의 포화도가 거의 100%(98.5%)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예타 통과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었다.

핵심 광물은 가격 및 수급 위기 발생 공산이 높고 국내 산업·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큰 리튬, 코발트, 니켈, 희토류 등을 말한다. 이들 광물의 안정적인 확보에 대한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핵심 광물이 부족하면 국가 주력산업이 곧바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고, 반도체와 2차전지 등 첨단산업에서 초격차 유지도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경제 안보 차원에서 특별한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핵심 광물 확보의 중요성은 올 들어 중국이 미국 등 서방의 반도체 관련 제재를 첨단산업에 쓰이는 원료자원의 무기화로 대응하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면서 더욱 가슴에 와 닿고 있다. 여기에 세계 리튬 매장량 1위 칠레의 리튬 산업 국유화 선언, 니켈 세계 1위 생산국인 인도네시아의 니켈 원광 수출 금지 등의 조치가 이어지면서 언제라도 글로벌 자원전쟁이 본격화할 수 있는 상황이다.

정부가 지난 2월 비축 대상 광물을 2022년 19광종 28개 품목에서 2031년 20광종 35개 품목으로 늘리고, 비축량 역시 100일분(중희토류는 180일분)까지 확대한다는 것을 골자로 한 '중장기 핵심 광물 확보 전략'을 발표한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에 대한 후속조치로 내년에만 한국광해광업공단에 올해보다 526% 많은 2331억원을 출자해 리튬 24일분, 갈륨 60일분, 희토류 1년분을 추가 확보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이와 함께 핵심 광물 글로벌 광산지도와 수급지도를 제작하는 등 공급망 리스크를 사전에 감지하는 기반도 마련하기로 했다.

범정부 차원에서의 이런 대응은 우리뿐만이 아니다. 미국 정부가 2026년까지 약 9조1000억원의 예산을 광물자원 확보에 투입하고, 유럽연합(EU)이 2조8000억원 규모의 원자재 기금을 조성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선진국들은 일찌감치 광물 수급 계획을 세워 이를 실행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가장 기본 중에 기본인 비축기지마저 이제야 구축하려 한다는 점에서 한참 뒤처진 상태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 것도 비축할 기지까지 부족해 99%가 꽉 찬 상태에서 내년에 첫 삽을 뜨게 된다는 것은 아쉬움이 남는다.

정부의 핵심 광물 확보전략은 2019년 일본 수출규제와 2020년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가속하면서 더 늦출 수 없는 과제라는 점에서 이견이 없다. 무엇보다 광물 수요의 95%를 수입에 의존해야만 하는 상황에서 산업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필요한 과제다.

새만금 비축기지는 핵심 광물 비축의 중심이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예타가 통과된 만큼 서둘러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완공이 늦어지면 정부가 세운 광물 수급 중장기 계획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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