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우성숙 기자
  • 입력 2023.12.07 12:20
LG에너지솔루션 전기차배터리 미국공장 전경 (사진제공=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 전기차배터리 미국공장 전경 (사진제공=LG에너지솔루션)

[뉴스웍스=우성숙 기자] 전 세계가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감소하기 위해 탄소중립 정책을 펼치면서 전기자동차가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내연기관 운송수단을 대체할 수단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세계 주요 완성차업체들도  2030년까지 내연기관차를 단종하고 전기차를 출시하겠다고 공표하면서 전기차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전기차 보급이 둔화되며 운송수단의 전동화 전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동화 전환에 제동이 걸린 것은 전기차 충전 인프라 부족과 화재 위험성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업계에서는 내연기관차보다 비싼 가격과 주행거리가 짧다는 것을 가장 큰 이유로 꼽고 있다. 전기차 보급 초기에는 얼리어답터(Early Adopter)들이 전기차 판매 급증에 일조를 했지만,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전기차의 충전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내연기관차보다 비싼 가격을 지불할 의향이 없어 보인다는 것이 전기차 확산에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완성차업체들은 전기차 가격을 낮추기 위한 첨단기술 확보에, 배터리 제조사들은 배터리 성능을 높이는데 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전기차 보급의 걸림돌로 작용하는 전기차 가격을 낮추고 주행거리를 대폭 늘려 전기차의 보급을 늘리겠다는 의도다.

이런 상황에서 배터리 제조사인 LG에너지솔루션과 카이스트(KAIST) 공동 연구팀이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고 있는 '리튬메탈전지'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늘린 기술 개발에 성공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기술은 현재 배터리 시장에서 주로 사용되는 리튬이온전지 대비 주행거리는 약 50% 더 늘리고, 충·방전 효율을 대폭 개선해 1회 충전에 900㎞ 주행, 400회 이상 재충전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성능 개선을 가능케 한 것은 음극재 무게와 부피 크게 줄인 것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흑연계 음극재를 리튬메탈로 대체해 기존 리튬이온전지보다 음극재의 무게와 부피를 줄이면서 에너지 밀도와 주행거리를 크게 향상시킨 것이다.

기존 리튬메탈전지의 경우 음극 표면에 리튬 결정체가 쌓이고, 전지 내부에서 양극과 음극 사이를 오가며 리튬 이온이 전달될 수 있도록 하는 액체 전해액에 의해 지속적으로 부식이 발생하는 단점도 해소했다. 세계 최초로 '붕산염-피란(borate-pyran) 기반 액체 전해액'을 적용해 충·방전시 리튬메탈 음극 표면에 형성되는 수 ㎚(10억분의 1m) 두께의 고체 전해질 층(SEI)을 치밀한 구조로 재구성해 전해액과 리튬메탈 음극 간의 부식 반응을 차단하는 기술을 만들어낸 것이다. 그동안 배터리의 수명과 안정성을 위협했던 덴드라이트 현상과 액체 전해액에 의한 부식이 없어지면서 리튬메탈전지의 충·방전 효율을 높이고, 1회 충전에 900㎞ 주행이 가능할 만큼 에너지밀도를 높일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번 기술은 액체 전해액을 사용하는 리튬메탈전지의 대표적인 난제를 해결해 상용화에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만 하다. 흑연 소재 사용을 대폭 줄여 중국 의존도가 높은 흑연 공급망 리스크도 줄일 수 있다는 점도 돋보이는 대목이다.  이런 성과들은 LG에너지솔루션의 과감한 연구개발(R&D) 투자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점도 칭찬할 만하다. 이런 투자는 앞으로도 계속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배터리 초격차를 유지하면서 세계시장을 주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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