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유한새 기자
  • 입력 2023.12.22 09:50

'글로벌 전략가' 박현주…해외 시장 진출 진두지휘
전 세계 11개 지역 해외법인 설립…인도네시아 '두각'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사진제공=미래에셋증권)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사진제공=미래에셋증권)

[뉴스웍스=유한새 기자] 창립 멤버인 최현만 회장과 이만열 사장이 경영에서 물러나면서 2기 전문경영인 체제를 구축한 미래에셋증권이 인도 현지 증권사를 인수했다.  

'글로벌 전략가' 박현주 회장은 대대적인 조직 개편과 함께 이번 인도 증권사 인수까지 선봉에서 진두지휘하며 미래에셋증권의 글로벌 투자은행(IB) 도약을 주도하고 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인도 현지 증권사 '쉐어칸 리미티드'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매입 금액은 약 300억루피(한화 약 4800억원)이다.

쉐어칸 리미티드는 임직원 수 3500명, 인도 전역 400개 지역, 130여개 지점 및 4000명 이상의 비즈니스파트너를 보유하고 있는 현지 업계 10위권 수준의 증권사다. 아직 인수 절차가 남았지만 미래에셋증권 인도법인은 쉐어칸 리미티드 지분 72.76%를 취득할 예정이다. 

인도 시장은 '포스트 차이나'로 불리며 장기성장성이 높은 국가로 꼽힌다. 홍록기 키움증권 연구원은 "인도 국내총생산(GDP) 전망치는 상향되고 있다"며 "중국과 비교했을 때 인프라 등 경영 환경은 낙후돼 있지만, 성장률 관점에서 이미 중국은 신창타이(중고속 경제 성장) 시대 진입을 인정했고, 향후 둔화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반면 "긍정적인 인구 전망, 미국과의 연대 강화, 글로벌 탈중국화의 수혜국으로서 인도향 외국인 직접투자(FDI) 유입은 지속 확대될 전망"이라며 "명목 GDP와 1인당 GDP 기준 인도는 2007년 당시 중국과 유사하며 ▲인구구조 ▲지정학적 요인 ▲정책 지원(제조업·신재생·디지털화) 관점에서 향후 전 세계적으로 가장 괄목할 만한 성장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인도 현지 증권사 인수는 박현주 회장의 결단이었다. 박 회장은 지난 2018년 미래에셋대우 회장직에서 내려오고,  글로벌 전략가(GSO)로 취임한 후 해외사업 시장 진출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6월 말 기준 전 세계 11개 지역에 해외법인(홍콩·영국·그리스·미국·싱가포르·베트남·인도네시아·인도·브라질·몽골)과 해외사무소(베이징·상해·호찌민)를 운영하고 있다.

홍콩·미국·영국 등 금융 선진국에서는 IB와 세일즈앤트레이딩(S&T) 비즈니스를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베트남·인도네시아·인도 등 장기성장성이 높은 국가에서는 위탁매매 비즈니스를 기반으로 종합 증권사로의 도약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현재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국내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을 포함해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키움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등 총 6곳으로, 내년 한화투자증권까지 진입에 성공하면 7곳으로 늘어난다.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한 국내 증권사 중 수익성을 보고 있는 곳은 미래에셋증권 한 곳뿐이다. 

미래에셋증권 인도네시아 법인은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인도네시아 증권시장에서 연간 거래대금 기준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현지에서 업계 최초로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홈트레이딩시스템(HTS) 플랫폼을 구축했다. 

특히 지난 2020년 순이익 218억원을 기록, 2021년 307억원까지 증가했다. 지난해 68억원으로 급감한 성적을 기록했지만, 다른 곳은 흑자를 보더라도 10억원 미만 혹은 적자를 기록하고 있기에 글로벌 경기 불황에도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는 박현주 회장의 해외 진출 20주년을 맞는 해이기에 이번 인도 증권사 인수는 상징적이다. 창립멤버인 최현만 회장과 이만열 사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며 우려도 있었지만, 새 수장으로 오른 김미섭·허선호 대표가 글로벌 IB로 도약하는 미래에셋증권에 적임자라는 평가다.

특히 김미섭 대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홍콩·싱가폴·브라질 법인 대표와 글로벌사업부문 대표를 지내고 글로벌 엑스(Global X) 인수 등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바 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선임된 대표이사 2인은 글로벌·IB·자산관리·인사·기획 등 금융투자업 전반의 경험을 통해 높은 금융투자업에 대한 이해도를 갖고 있으며 글로벌 경영 마인드를 갖췄다"고 전했다.

이미 미래에셋증권은 국내 증권사 중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 증권사 중 유일하게 자기자본 9조원을 넘어선 것은 물론 퇴직연금 시장에서도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최근 업황이 부진하면서 수익성은 감소했지만, 여전히 국내에서는 '톱티어' 증권사로 꼽히고 있다.

금투업계는 국내 시장을 탈피해 해외 시장 진출에 혈안인 상황이다. 한 증권사 대표는 "우물에서 1위를 하는 것은 의미 없다"고 말할 정도다. 이미 해외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미래에셋증권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이유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