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상우 기자
  • 입력 2024.01.02 19:17
왼쪽부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사진제공=각사)
왼쪽부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사진제공=각사)

[뉴스웍스=김상우 기자] 유통업계 수장들이 2024년 갑진년(甲辰年) 새해를 맞아 경영 핵심 키워드로 ‘위기’를 꼽고 있다. 고물가와 고금리, 고환율 등 3고(高) 현상에 따른 극심한 소비침체가 올해도 이어지면서 실적 불확실성이 극심할 것이란 판단이다. 특히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조직의 변화와 혁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주요 업체들은 신년사를 발표하고 올해 사업계획과 경영 중점사안을 밝혔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글로벌 경기 침체를 언급하며 ‘위기 속 기회’라는 키워드를 제시했다. 그는 “올해 경영 환경이 녹록하지 않겠지만 관점에 따라 위기는 곧 기회가 될 수 있다”며 “현실을 냉정하게 분석하고 창조적 파괴를 통해 끊임없이 혁신한다면 올해도 풍성한 결실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시대의 불확실성을 두려워하지 말고, 가능성이란 용기를 따라가 달라”며 “올해도 성장을 위해 시도하고 두드린다면 기회의 창은 반드시 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자산총액(129조7000억원)에서 포스코(132조1000억원)에 밀려 13년 만에 재계 서열이 5위에서 6위로 밀려났다. 지난달 초 신 회장은 60대 대표이사 8명을 퇴진시키는 대규모 세대교체를 단행하며 ‘새로운 롯데’ 건설에 방점을 찍었다. 그룹 일부 계열사는 희망퇴직에 속도를 내는 등 경영효율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오프라인 채널과 온라인 채널 모두 부진한 실적을 거듭했던 신세계그룹은 ‘위기 속 디테일’을 그룹 재건의 핵심요인으로 봤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2024년은 엄혹한 현실 앞에서 매우 도전적인 한 해가 될 것”이라며 “합리적인 판단과 명확한 실행이 이루어지도록 조직과 시스템, 업무방식까지 전부 바꿔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쇄신의 방법으로 ‘원 레스 클릭(ONE LESS CLICK, 한 클릭의 격차)’을 내세웠다. SSG닷컴과 지마켓을 예로 들면서 “소비할 때 ‘단 한 클릭의 격차’가 고객의 마음을 흔들고 소비 패턴을 바꿨다”며 “사소해 보이는 ‘한 클릭의 격차’에 집중해 경쟁사와 차이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실행 단계로 한 단계 더 깊이 들어가는 ‘원 모어 스텝(ONE MORE STEP)’을 언급하며 “남들이 보지 못한 것, 경쟁사는 생각해보지 않은 것까지 시야에 넣고 따져봐야 한다”고 주문했다.

리뉴얼 오픈 1주년을 맞은 현대백화점 '더현대 대구' 전경. (사진제공=현대백화점그룹)
리뉴얼 오픈 1주년을 맞은 현대백화점 '더현대 대구' 전경. (사진제공=현대백화점그룹)

지난해 지배구조 개편과 함께 그룹 계열사별로 미래 성장동력 발굴에 분주한 현대백화점그룹은 위기 극복을 위한 ‘성장 메커니즘의 확립’을 내세웠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기민하게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 성장 메커니즘을 확립해 나가자”며 “성장 메커니즘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시각으로 미래를 구상해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찾고, 보다 적극적으로 실행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계열사별로 처한 사업환경과 역량, 자원에 매몰된 통념을 버리고,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 새롭고 다양한 시각으로 비즈니스의 변화 방향을 모색하라”고 당부했다.

CJ그룹은 그룹의 경영철학인 ‘온리원(ONLYONE)’ 회복을 주창했다. CJ그룹의 본질적 경영철학을 회복하는 길만이 위기를 극복할 원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믿음이다.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그룹 핵심 가치인 온리원 정신을 재건해야 한다”면서 “재무구조 개선·글로벌 성장 등 2024년 경영 목표를 철저히 실행하고, 2024~2026년 중기계획인 그룹의 퀀텀점프 계획을 분명한 질적 목표를 가지고 구체적으로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최고 인재를 양성해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책임지는 문화를 확산해 적임자에게 과감하게 권한을 위임해야 한다”며 어려울수록 인재 발굴에 더욱 매진할 것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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