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유한새 기자
  • 입력 2024.01.26 08:28

"부동산 경기, 2008년 대비 부담스러운 환경"
"상위 건설사도 유동성 압박 자유롭지 않아"

태영건설 여의도 사옥. (사진제공=TY홀딩스)
태영건설 여의도 사옥. (사진제공=TY홀딩스)

[뉴스웍스=유한새 기자]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신청 이후 건설 업계 위기설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부동산 시장이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부정적인 상황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6일 유안타증권은 "태영건설 워크아웃으로 인한 시장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며 "성공적인 워크아웃을 위해서는 금융권과 태영건설의 고통 분담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지난해 12월 태영건설은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현재 1차 금융채권협의회에서 워크아웃 개시가 의결됐으며, 3개월간 태영건설에 대한 실사를 실시한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은 과중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로 인한 유동성 부담에 의한 것이다. 금융당국과 채권단은 워크아웃 진행을 위해 태영건설이 유동성 확보를 위한 강도 높은 자구안을 이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태영건설은 기업개선계획이 수립되는 4월까지 유동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티와이홀딩스와 SBS의 지분을 담보로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공문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워크아웃은 금융권의 고통 분담과 함께 태영건설의 강도 높은 자구안이 요구된다"며 "향후 실질적인 이행 여부 및 실사 과정에서 우발부채 추가 혹은 우발부채의 현실화에 따라 회생절차로 진행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당국이 부실 PF 사업장을 과감하게 정리하고, 위기상황을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충당금을 적립하라고 주문했다"며 "PF 사업장 구조조정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시장 전반으로 부담이 확대되는 경우 현재 사업이 진행되는 PF 사업장 등에서도 부실이 추가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공 연구원은 "혼란이 가중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이해관계자들의 조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동산 시장 부진이 장기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지난 2022년 레고랜드 사태 이후 부동산 경기가 둔화되고 있다"며 "지난해 소폭 회복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지방 부동산에 대한 부담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공 연구원은 "2008년 금융위기 시점 금리가 하락 추세를 기록한 것과 달리 최근은 고금리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며 "지난 2008년에는 지방 부동산 분위기가 개선됐지만, 현재는 수도권 인구 밀집과 주거 선호도가 심화된 모습이다. 부동산 경기 회복은 2008년 대비 부담스러운 환경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부동산 경기 악화에 따라 건설사들의 유동성 압박도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봤다. 가파른 공사원가 상승에 따른 수익성 저하, 미분양으로 인한 공사대금 회수 지연 등으로 운전자본 부담이 심화되며 현금흐름도 저하 추세인 것으로 분석했다.

공 연구원은 "유동성 부담은 재무 구조와 자본시장 접근성이 취약한 중소 건설사 위주로 나타나고 있다"며 "업황 부진이 지속되며 전반적인 유동성 환경이 악화되는 상황임을 고려하면 향후 다른 건설사들의 유동성 환경 변화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PF와 책임준공 부담이 높은 상위권 건설사까지 유동성 압박이 확산될 수 있다"며 "특히 지방 및 상업용 부동산 비중이 높은 경우 더 큰 리스크에 노출돼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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