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4.02.15 16:52

"리더십 발휘 힘들어…전술 부족·선수단 관리 못해"

황보관 대한축구협회 기술본부장이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2024년 제1차 전력강화위원회를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스1)
황보관 대한축구협회 기술본부장이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2024년 제1차 전력강화위원회를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스1)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64년 만의 아시안컵 정상 탈환에 실패한 대한민국 남자축구 국가대표팀이 거센 후폭풍을 겪고 있다. 결국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위르겐 클린스만 체제는 출범한지 불과 1년여 만에 좌초를 면치 못할 전망이다.

대한축구협회(KFA)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는 15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전력강화위원회 회의를 열고 클린스만 국가대표팀 감독 경질에 의견을 모았다.

이날 회의에는 마이클 뮐러 전력강화위원장과 정재권 한양대 감독, 박태하 포항 스틸러스 감독, 곽효범 인하대 교수, 김현태 대전 하나시티즌 전력강화실장, 김영근 경남FC 스카우터, 송주희 경주 한국수력원자력 감독, 조성환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 최윤겸 청주FC 감독 등 위원 8인이 현장과 화상으로 참석했다. 클린스만 감독도 미국에서 화상으로 1시간 정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보관 KFA 기술본부장은 회의 결과를 브리핑하며 "전력강화위는 대표팀 감독의 역할에 대해, 대표팀이 북중미 월드컵 예선에 임하는 단계에서 감독 거취와 관련해 중점 논의했다"며 "그 결과 클린스만 감독이 더 이상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리더십을 발휘하기 힘들다는 판단이 섰고, 교체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전반적으로 모아졌다"고 밝혔다.

전력강화위는 클린스만 감독에 대해 "재임 기간 중 선수 선발과 관련해 감독이 직접 다양한 선수를 보고, 발굴하려는 의지가 보이지 않았다"며 "국내 체류 기간이 적은 근무 태도로 국민 신뢰를 잃었고 회복하기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황 본부장은 "국민적인 관심을 받는 축구에서 그동안 대표팀 감독은 내용과 결과가 이슈가 됐는데, 근무태도가 이슈가 되는 것 자체가 더 이상 안 된다는 비판도 있었다"고 전했다. 

2023 카타르 아시안컵 4강전에서 요르단을 만나 0-2로 패한 것에 대해서는 "준결승에서 두 번째로 만나는 상대임에도 불구하고 전술적인 준비가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선수단 관리와 관련해 팀 분위기나 내부 갈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며 "지도자로서 팀의 규율과 기준을 제시하는 점에서 부족했음이 드러났다는 지적도 있었다"고 언급했다.

현재 국가대표팀 핵심 선수인 손흥민(토트넘)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망) 선수가 4강전을 앞두고 다툰 사실이 확인되는 등 논란이 커지는 상황이다. 

반면 클린스만 감독은 이날 회의에서 해당 사건을 경기력 부진의 이유로 몰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황 본부장은 "클린스만 감독이 둘(손흥민·이강인)의 갈등 때문에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한 건 사실"이라면서 "위원들이 클린스만 감독의 전술 부재에 대해 중점적으로 이야기했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전력강화위는 클린스만 감독 거취에 대한 논의 내용과 결론을 협회에 보고하게 된다. 전력강화위가 경질을 건의함에 따라 사실상 정몽규 회장의 결단만 남게 됐다.

그러나 지난 13일 경기인 출신 임원회의와 이날 전력강화위에서 '사령탑 경질'이 강력하게 제기된 만큼, 클린스만 감독과의 결별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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