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4.03.27 10:54

"기존 국회 건물, 세계적 전시 공간으로"…충청권·서울 표심 획득 시도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지난 26일 울산 동구 동울산종합시장에서 손을 치켜들며 울산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제공=국민의힘)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지난 26일 울산 동구 동울산종합시장에서 손을 치켜들며 울산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제공=국민의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국회를 세종시로 완전히 이전하고 서울의 개발 제한을 풀겠다는 공약을 내놓았다.  

그는 2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회의 완전한 세종시 이전으로 여의도 정치를 종식하고, 국회의사당을 서울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시민들께 돌려드리겠다"며 "여의도와 그 주변 등 서울의 개발 제한을 풀어서 서울의 개발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분절된 국회가 아닌 완전한 국회를 세종으로 이전해 세종을 정치 행정의 수도로 완성하고 기존의 국회 공간은 문화·금융의 중심으로 바꿔서 동료 시민들에게 돌려드릴 것을 약속한다"고 피력했다. 

특히 "저희가 약속드리는 국회의 완전한 세종 이전은 전부 다 세종으로 이전하자는 것으로 이미 세종에 부지는 준비돼 있고, 공사도 예정돼 있다"며 "완전한 국회의 세종 이전은 행정 비효율의 해소, 국가균형발전 촉진,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고 세종시를 미국의 워싱턴D.C.처럼 진정한 정치 행정의 수도로 완성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4월 10일은 여의도 정치를 끝내는 날, 미래 정치를 시작하는 날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서울은 개발 규제 개혁으로 금융·문화 중심의 메가시티가 되도록 적극 개발할 것"이라며 "여의도 국회의사당과 그 부지는 서울시민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서울시와 협의해 서울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계속해서 "예를 들어 여의도 국회의사당 건물은 역사적 상징성을 감안해 원형을 유지하면서 프랑스의 오르세 미술관이나 영국의 테이트모던 같은 세계적인 전시 공간으로 만들어 시민들이 마음껏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관광과 여의도 공원을 연계하면서 공연장, 교육시설, 체육시설을 포함한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서울 국회, 서여의도는 국회에서 반대하고 국회 경관을 해친다는 이유만으로 거의 반세기 동안 75m 고도 제한에 묶여 있었다"며 "국회를 세종시로 완전히 옮기고 이런 권위주의 규제를 모두 풀어서 재개발을 통한 금융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피력했다.

현재 국회의사당 주변 서여의도는 여의대로의 41m와 여의도공원의 51m가 고도제한이 적용돼 개발에 제약을 받고 있는 상태다. 

한 위원장은 또 "그렇게 되면 여의도가 런던, 싱가포르, 홍콩과 당당히 경쟁하는 금융 중심지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여의도뿐만 아니라 여의도와 인접한 마포, 영등포, 동작, 양천, 용산 등에서도 연쇄적으로 불필요한 규제를 과감하게 풀어서 함께 적극적으로 개발할 것이다. 결국 국회의 세종시 완전 이전이 서울 개발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총선 때마다 국회 세종시 이전 공약이 나왔는데 실천되지 않았다'는 지적엔 "약속하는 사람들을 믿을 수 있느냐의 문제다. 저희는 반드시 할 것"이라며 "작년 10월 국회의 세종시 일부 이전이 확정됐기 때문에, 저희는 이것을 정말 완전하게 이전해서 국민께 돌려드리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정쩡하게 (여의도와 세종) 양쪽 다 사무실을 갖는 정도로 끝내는 게 아니라, 정말 세종을 정치와 행정의 수도로 완성시키고 여의도는 금융과 문화의 중심지로 재탄생하게 하고 주변 개발을 촉진하게 하는 신호탄을 쏠 것인지 결단할 문제인데, 국민의힘은 중요한 선거를 앞두고 중요한 결단을 해서 국민들께 선택을 구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회의 세종시 완전 이전과 관련한 향후 로드맵에 대해선 "세종에 큰 부지가 있고 여기 남겨두기로 했던 몇 개 (상임위)가 더 가는 것은 새로운 비용이 크게 드는 건 아니다. 예정된 공사 일정을 맞출 수 있을 것"이라며 "국회세종의사당을 2031년께 완공하는 기존 계획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의 이 같은 언급은 정치와 행정 및 개발에 대한 국민의힘의 큰틀에서의 구상이지만, 이번 4·10총선에서 충청권과 서울의 표심을 국민의힘으로 돌리려는 시도로도 풀이된다. 

최근 들어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이 민주당은 물론 조국혁신당에도 지지율에서 밀리는 결과가 나오자 한 위원장이 이를 반전시킬 공약으로 국회의 완전한 세종시 이전 카드를 들고 나온 것으로 관측된다. 

국회의 세종시로의 완전한 이전은 예전부터 세종시는 물론 충청권의 오랜 염원이었다. 이것은 국민의힘의 주도로 빠르게 추진하겠다고 약속한 이상, 충청권의 민심이 여권에게 유리한 지형으로 바뀔 가능성도 적잖아 보인다. 

아울러, 국회를 이전한 빈 자리를 프랑스의 오르세 미술관이나 영국의 테이트모던 같은 세계적인 전시 공간으로 만들어 관광을 진흥시키고 공연장, 교육시설, 체육시설을 포함한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시키겠다는 구상이 실현되면 여의도는 물론 마포·영등포·동작·양천·용산 등 인접 지역도 혜택을 입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은 이런 조치들을 통해 서울 주요 지역과 충청권의 표심이 국민의힘 지지로 돌아설 것을 내심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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