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한동수기자
  • 입력 2017.03.13 12:01

[4부 새로운 교육-실패가 부끄럽지 않은 사회 만들어야]

서울시내 한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학생들이 100m 달리기를 하고 있다. <사진=DB>

[뉴스웍스=한동수기자] 노력한만큼 성취하는 것을 최고 선(善)으로 삼고있는 사회에서 만인에게 고른 평등은 이상적 목표일 뿐이다.

이를 보완하기위한 장치는 누구에게나 균등한 기회부여다. 특히 교육만큼은 모두에게 평등한 기회가 부여돼야 한다. 교육은 인권이기 때문이다. 이에 우리는 국가에서 중학교육까지 책임지고 있기도 하다. 

최순실게이트의 시발점이기도 했던 정유라의 입시부정에 대해 나라가 들썩이고 있는 것역시 교육만큼은 균등해야 한다는 우리 사회가  합의한 약속이 존재한다는 반증이다.  

2017년. 전환의 기로에 서있는 대한민국은 최순실게이트이후 한 층 강화된 입시제도를 정착시키고 학사 일정역시 혁신의 길로 들어 설 가능성이 높다. 사회적으로 큰 사건이 벌어지고 나면 부수고 바뀌었던 여러 제도를 봐왔기 때문이다. 

대선을 앞둔 우리 사회에서는 지금, 이번에 교육제도를 확실히 뜯어고쳐보자는 의견이 팽배해지고 있다.

김회수 전남대 교육학과 교수는 "1등을 선발하는 교육이 아닌 모두가 잘 할 수 있게 하는 교육이 바로 따뜻한 교육이며 교육의 목표가돼야 한다" 며 "교육의 균등한 기회는 단기간에 시험을 통해 줄세우기식으로 결정돼선 안된다"고 말했다.

교육의 다양성 확보해야

근본적인 대책없이 임시방편식 땜방 처방으로 교육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부조리들을 하루아침에 뜯어 고칠 수 없다.

취학전부터 영어를 가르치는 유치원에 자리가 없고, 고액 과외가 성행하는 가장 큰 원인은 입시 때문이다. 좋은 대학에 가길 원하는 열망까지 국가가 제어할 순 없다. 

그렇다고 이를 뜯어고칠 방법이 없는 것만은 아니다. 대학에 안가고도 누구나 꿈꾸는 인생을 이뤄 낼 수 있다는 믿음이 작동하도록 제도를 손보는 것이다. 대학입시에 실패하면 인생에 낙오자가 된다는 심리적 불안을 떨어낼 수 있는 사회적 약속이 마련돼야 한다.

초‧중‧고에서 입시만을 위한 교육을 하는 것은 넓은 의미에서 학생들에게 다양한 교육의 기회를 박탈하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에는 다양한 직업이 있으며 어떤 직업을 갖고 숙련되기위해 대학 교육만 필요한 것은 아니다.

따라서 학교마다 다양한 커리큘럼을 만들고 일반 중고등학교에서도 직업훈련 교육을 과감하게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모두가 입시에 매달릴 필요는 없다는 것이고 그것이 최상의 가치있는 교육은 아니라는 얘기다. 

김 교수는 "학생들에게 다양한 교육의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 일반 고등학교에도 다양한 직업교육을 실시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 새로운 교육의 시작이 될 수 있다"며 "입시위주의 공부에 적성이 맞지 않는 학생들에게 어느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고 재밌을 수 있는지를 가르치는 것이 진정한 교육이라는 인식이 확산돼야한다"고 설명했다.   

천편일률적인 교육으로 인해 입시 경쟁만 부추기는 교육은 국가 경쟁력마저 낙후 시키는 주요 원인이다.

패자부활전이 필요하다

사회 구성원들에 대한 실질적인 정규교육은 만 8세에서 시작해 16~20년정도가 일반적이다.

대부분 기간은 신체적으로 성장하는 시기다. 즉 정신‧육체적으로 성장하는 시기에 일생에서 가장 많은 교육을 집중적으로 받는다. 그러나 우리가 갖고 있는 교육제도는 대학입시를 위해 편중돼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 같은 제도에선 대학이외에 선택의 여지가 거의없다. 이로인해 지금도 수많은 고교졸업자들이 대학입학을 위해 재수‧삼수를 불사하고 대학 불합격이 사회에서의 불합격이라는 인식에 사로잡혀 있다.

이래서는 안된다. 우리는 이미 여러차례 실패 후 적성에 맞는 것을 뒤늦게 찾아 성공한 인물들을 알고 있다.

홈런왕 베이브 루스는 1330번 삼진 아웃을 당했고, 링컨 대통령은 지방의회의원, 상하원의원, 부통령 등 거의 모든 선거에서 낙선했으며,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는 십대에 임신을 했고 마약에 찌들어 20대를 보낸 경험이 있다. ‘해리 포터’시리즈로 세계적인 거부가 된 조앤 롤링은 무명시절 이혼한 싱글 맘으로 우울증과 싸우며 절망적인 시간을 보냈다. 세계적인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영화제작 공부를 하려고 대학에 지원했지만 성적이 나쁘고 둔하게 생겼다는 이유로 낙방했다. 이들 모두는 참담한 실패와 좌절을 딛고 재기에 성공했다.

우리나라는 현재 OECD(경제개발협력기구)내 청소년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대입실패가 인생의 실패인듯 주입시키는 교육이 있는한 청소년들의 삶이 행복해질 수 없다. 성공적인 교육도 이뤄질 수 없다. 국가는 제도를 통해 사회의 모순을 타파해야 한다. 과잉된 교육열을 불식시키기 위해 다양한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 누구나 실패할 수 있다. 실패한 청소년에게 성공의 기회가 부여되지 않는다면 그 사회에 미래가 없다. 교육에서 만큼은 실패를 부끄러워하지 않는 사회적 합의를 이뤄야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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