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17.03.13 23:24

원제: Facts Are Enemies of the People

2017년 3월13일 '뉴욕타임즈'에 실린 폴 크루그먼(프린스턴대 경제학교수)의 칼럼을 원문 그대로 옮겼습니다. 맨 아래 '원문보기'를 클릭하면 영문 칼럼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편집자>

 

오바마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 동안 미국 경제는 한 달에 21만4000명씩 총 103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이로 인해 공식 실업률은 5% 이하로 떨어졌으며, 많은 지표에 따르면 지난 해 말까지 우리는 완전고용에 가까운 수준에 이르렀다. 그러나 도날드 트럼프는 일자리에 관한 희소식이 허위라며 미국은 실제로 대량 실업으로 고통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첫 취업 보고서가 나왔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증가된 23만5000개의 일자리는 이전(오바마 행정부) 추세가 연장된 것처럼 보인다. 정부는 일자리수의 신뢰도를 강조했다. 트럼프의 언론 비서관은 "과거에 가짜였을 수 있지만 지금은 매우 현실에 가깝다"고 말했다.

기자들은 웃었고, 그들은 스스로 그렇게 하는 것이 부끄러웠을 것이다. 트럼프 비서관의 말은 농담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미국은 이제 객관적인 사실이 있다는 생각을 근본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대통령과 정당의 통치를 받고 있다. 대신 그들은 모든 사람들이 행정부의 주장을 현실로 받아들이기를 원한다.

그래서 우리는 대통령이 자신의 취임식 관중이 사상 최대 규모였다고 거짓으로 말하면 믿는다. 그가 우습게 수백만 표가 힐러리에게 불법으로 던져졌다고 말해도 믿는다. 그가 증거 없이 오바마가 자신에게 전화했다고 주장해도 믿는다.

그리고 그것은 한 사람의 허영을 위한 것이 아니다. 이 태도로 인해 수백만명의 사람들이 어떻게 상처를 입을 수 있는지 알고 싶다면 의료개혁에 진행상황을 살펴보면 된다.

오바마캐어로 인해 건강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미국인의 수가 급격히 감소했다. 여러분은 그 감소가 사실이 아니라거나, 앞으로 문제가 생길 것이라거나, 우리가 더 잘해야 했어야한다고 주장할 수 있다. 그러나 성취의 현실은 의문의 여지가 없어야하며, 트럼프케어의 건강보험 조항의 약화가 가져올 결과에 대해 걱정해야 한다.

그러나 공화당은 최근의 성취에 대해서는 부인하고 있다. 헤리티지재단의 회장은 저렴한 의료법의 긍정적인 효과를 ‘가짜뉴스’라고 일축한다. 주말 동안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법 발효로 의료보험 미가입자 비율이 16.6%에서 7%로 떨어진 켄터키의 루이빌에서 “오바마케어가 실패했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트럼프케어의 영향에 관해서 말하자면, 그들은 글자 그대로 알고 싶어 하지 않는다.

주요 입법안을 고려할 때 의회는 법안이 재정에 미치는 영향을 추정하기 위해 수입, 지출 및 기타 주요 목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예산처의 ‘채점’ 결과를 기다린다. 예산처가 항상 올바르지는 않지만 다른 예측에 비해 높은 적중률을 보이고 있다. 더욱이 당파주의를 피하기 위해 정치적 의도가 담기지 않았는지 점검하는 중요한 역할도 담당한다.

그러나 공화당은 국회예산처의 점검결과를 기다리지 않고 문자 그대로 밤늦게까지 주요위원회를 통해 트럼프케어를 밀어붙였다. 그리고 그들은 법안으로 수백만이 건강보험 혜택을 잃을 수 있다고 생각한 예산처를 선제적으로 비난했다.

예산처에서 건강보험 개혁에 관한 몇 가지 잘못된 점을 확인했지만 전반적으로 새로운 법안의 효과를 예상하는 데는 큰 도움이 됐으며 유례없는 재난이 일어날 것이라며 오바마케어를 공격했던 사람보다는 옳았다는 것이 진실이다. 그리고 앞으로 결과를 알 수 있는 어떤 비판이든 수백만명의 미국인에게 보험료를 인상하고 보조금은 삭감하는 계획이 가져올 결과에 대해 ‘재정적으로 악화될 사람은 없다’는 톰 프라이스 보건복지부 장관의 우스꽝스러운 주장보다 분명히 나을 것이다.

그러나 건강보험 정책에 대해 누구의 분석이 옳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트럼프와 정부가 자신들의 주장에 의심을 품을 수 있는 사람의 정당성에 가하는 공격을 말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예산처는 트럼프가 ‘사람들의 적’이라고 지칭한 뉴스 미디어와 같은 입장에 있다. 트럼프의 말을 못 알아들어서가 아니라 모든 영역에 대해 트럼프에게 감히 도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사람들의 적’은 역사적으로 스탈린과 다른 폭군과 관련된 문구이다. 이것은 우연이 아니다. 어쨌든 트럼프는 아직 독재자는 아니고 그저 전체주의적 본능을 가지고 있는 정도다.

그리고 아마 트럼프 정당의 대다수는 가장 기괴한 음모론조차 받아들며 기뻐할 것이다. 예를 들어, 대다수의 공화당원들은 트럼프가 오바마 대통령에 의해 도청 당했다는 근본적으로 미친 고발을 믿는다.

의회 예산처에 대한 공격을 일종의 기술적 분쟁으로 치부하는 실수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그것은 훨씬 더 큰 투쟁의 일부분이며, 정말 문제가 되는 것은 무지가 힘이 있는지, 백악관에 있는 사람이 유일한 진리의 중재자인지 여부다. <출처: Newyork Times>

폴 크루그먼(Paul Krugman)은 미국의 지식인, 경제학자, 컬럼니스트, 작가이다. 2008년 신무역이론과 경제지리학에 대한 기여를 인정받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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