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윤주진기자
  • 입력 2015.12.08 11:40

지난달 27일 정부는 ‘해외취업 1만명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2017년까지 해외취업에 성공한 청년을 1만명까지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현 정부 출범과 함께 지속적으로 추진해 온 ‘K-Move(케이무브)’ 정책을 보다 강화해 추진하기로 한 것이다. 지난 3월 청와대에서 열린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대한민국의 청년이 텅텅 빌 정도로 한 번 해보세요.” 라고 발언하기도 하는 등 현 정부의 청년 해외취업 장려에 대한 의지는 상당히 높은 편이다. 

정부의 해외취업 장려 정책은 크게 두 가지 사업을 골자로 한다. 먼저 해외 취업은 물론 해외 인턴십, 봉사활동, 창업 등 각종 해외진출 관련 정보를 총망라해 제공하는 일종의 종합통신망인 ‘월드잡 플러스’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멘토링, 역량교육 등 해외진출 준비 과정을 돕고 기간에 따라 일정 수준의 예산을 지원하는 등 해외진출 도전자를 도와주는 ‘케이무브’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 취업알선부터 이력서 작성법까지... 해외진출 정보포탈 ‘월드잡 플러스’

월드잡 플러스에서는 해외진출과 관련된 각종 정보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대륙별·국가별로 어떤 기업이 어떤 직종의 인재를 뽑고 있는지 알려줄 뿐만 아니라 각 국가별로 취업 준비에 필요한 각종 절차, 예를 들어 비자 신청이나 이력서 작성 등에 필요한 노하우까지 소개하고 있다. 

자료 : 월드잡플러스 공식 홈페이지

일단 기본적으로 ‘구인구직 알선’ 서비스를 제공한다. 해외취업을 희망하는 구직자가 구인공고를 내면 기업이 개별적으로 연락을 해 서류심사 및 면접 등 각종 절차를 밟아 취업이 성사된다. 한편 기업들 역시 필요한 인재상에 맞게 구인공고를 내면 구직자들이 지원을 한 뒤 채용 절차를 밟는다. 단 기업은 다국적기업, 현지로컬기업, 국내기업 현지법인, 한상(韓商)등 대한민국 국민을 채용하고자 하는 기업으로 근무지가 해외인 기업이어야 한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총 818명이 월드잡플러스를 통해 채용이 성사된 것으로 집계됐다. 

해외 취업에 필요한 다양한 정보도 습득할 수 있다. 총 30개 국가의 해외 비자정보, 국가별 부족한 직군과 유망직종 등을 파악할 수 있으며 영문 이력서와 국문 이력서의 형식적 차이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영어 면접시 유용한 노하우도 정리해서 알려주고 있기도 하다. 또한 해외취업에 성공한 사람들의 수기가 총 275편이 실려 있는 등 현장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다. 

◆ 멘토링부터 장려금 지원까지... 종합 교육지원프로그램 ‘K-Move'

해외진출에 대한 의지는 있어도 막상 실행에 옮기기는 쉽지 않다. 정부는 이 같은 애로사항을 해소해주기 위해 K-Move(케이무브)라는 종합 교육·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다각도로 해외진출 희망자를 도와주고 있다. 

먼저 멘토링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국내 거주자 57명, 해외 거주자 79명 등으로 구성된 멘토단은 전자·금융·IT·교육 등 전 분야에 걸쳐 포진해있다. 이들은 해외취업에 필요한 여러 가지 정보를 주는 것은 물론 현지 기업인들과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보다 안정적인 해외 정착을 도와준다. 북미지역의 멘토로 활동하고 있는 하용화 솔로몬보험그룹 대표는 “27년 전 저와 같은 위치에 서게 되는 청년들에게 작은 등불이 되고 싶다”며 참여 동기를 밝히기도 했다. 

자료 : 월드잡플러스 공식 홈페이지

또한 초반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 해외취업성공장려금을 지급하고 있다. 해외취업에 성공한 국내 청년 2000여명을 선발해 최대 300만원까지 지원해주는 이 프로그램은 빠른 현지 적응과 중도 포기 방지를 위해 마련됐다. 또한 주요 국가별로 케이무브센터를 설립, 현지에서의 맞춤형 지원도 진행 중이다. 일본, 아랍에미리트, 캐나다 중국, 호주, 미국, 싱가폴 등에 케이무브센터가 설립·운영중에 있다. 

◆ ‘보여주기’식이라는 지적도...양질의 일자리 위주 접근 필요

하지만 여전히 ‘보여주기’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많이 제기되고 있다. 홈페이지상 등록된 합격 수기 275개 중 현정부 들어서 작성된 것은 70여개에 불과해, 오히려 현 정부 들어서 활발한 구직활동이 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취업이나 연수, 인턴 등에 대한 합격자 정보를 알려주는 곳에는 아직 아무런 게시글이 등록되지 않았으며 해외 유망직종이라고 소개된 부분을 보면 기존에 우리가 익히 예상할 수 있는 분야들로 채워져 있다. 주로 IT직종과 엔지니어, 간호사, 조리사 등 업종이 한정돼 있다는 것이다. 

실제 취업준비생들이 선호하는 지역에 대한 구인 정보의 양 자체가 적다는 비판도 있다. 전체 300개의 구인정보가 올라와 있는 가운데, 그 중 절반가량인 148개가 아시아 지역 구인정보다. 취업준비생들이 선호할만한 북미 지역이나 유럽은 전체의 3분의 1도 되지 않는 상황이다. 그나마도 유럽과 북미지역의 구인정보는 저임금 단순노동직에 국한돼 있는 실정이다. 

지난 10월 15일 고용노동부가 해당 서비스를 전면 개편해 보다 내실 있는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밝혔지만 취업준비생들 입장에서 체감할만한 개선이 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해외진출이 보다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양질의 일자리 위주로 취업을 알선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한 교육 전문가는 “과거 70~80년대 당시 기준에서 보면 안 된다”며 “국내에도 일자리가 남아도는 상황에서 청년들이 해외까지 나가 단순 노무직에 근무하고 싶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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