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경보 기자
  • 입력 2018.02.20 10:12

정치권·정부·노조 등과 연쇄 만남...자금지원 재촉?

빨간불 켜진 한국지엠 군산공장 정문 전경. <사진=네이버지도>

[뉴스웍스=박경보 기자] 미국 제네럴모터스(GM)의 배리 앵글 해외부문 사장이 19일 또 방한했다. 앵글 사장과 우리 정부 관계자들은 한국지엠에 대한 자금 지원을 본격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배리 앵글 GM 총괄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지난 13일 군산공장 폐쇄를 밝히며 “한국지엠과 주요 이해관계자는 사업성과를 개선하기 위한 긴급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2월 말까지 한국지엠에 대한 중대한 결정을 내리기 전까지 이해관계자와 지속적인 논의를 통해 의미있는 진전을 이뤄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GM측은 우리 정부가 이달 말까지 한국지엠의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금 지원을 하지 않으면 ‘중대한 결정’인 철수를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는 상황이다. 앵글 사장은 지난해 말과 이달 초에 이어 벌써 세번째 한국을 찾아 자금 지원을 재촉하고 있다.

한국을 찾은 앵글 사장은 이날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을 대동해 더불어민주당 한국지엠 대책 태스크포스(TF) 소속 의원들과 만날 예정이다.

한국지엠의 2대주주인 산업은행은 범위와 일정 등 구체적인 세부 사항에 대한 합의가 마무리되는 대로 경영 실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정부는 한국지엠 지원 여부를 실사 결과를 토대로 원칙에 따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지엠 사태와 관련해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과 고용위기지역 지정 등 제도적으로 가능한 대책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실직자 대책을 위해 응급 대책까지 함께 강구하기 바란다"고 당국 관계자들에게 지시했다.

한편 GM이 한국지엠에 빌려준 대출금 중 만기가 도래한 외화차입금 3억8000만달러를 회수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이에 대해 한국지엠 측은 “재무 구조 개선을 위해 대출금을 상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GM이 정부에는 자금 지원을 요청하고 정작 돈을 거둬간 것을 두고 한국지엠을 정상화할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GM이 빈털터리인 한국지엠을 쥐어짜내며 자금을 회수한 것은 경영정상화가 아닌 철수하겠다는 의지의 방증”이라며 “GM이 한국지엠의 거래장부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구체적인 자구책을 내놓기 전에는 지방선거를 의식해 혈세를 낭비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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