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18.02.20 12:12

최근 대우건설 매각도 삐걱...국책은행 역할론에 의구심

한국지엠 군산공장 정문 전경. <그래픽=뉴스웍스>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한국GM 군산공장 폐쇄와 관련해 산업은행의 관리 부실이 도마에 올랐다.

앞서 지난 13일 한국GM은 오는 5월말까지 군산공장에서 차량 생산을 중단하고 폐쇄한다는 내용의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했다.

이 같은 한국GM의 군산공장 폐쇄 방침에 한국지엠 2대 주주로 17.01%의 지분을 보유 중인 국책은행인 산은에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이다.

한국GM은 최근 4년간 누적적자가 2조원을 넘어서면서 사실상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지난해부터 철수설이 지속 제기됐다.

앞서 2002년 대우자동차 매각 시 맺은 15년의 경영권 유지 기간이 작년 10월에 끝남에 따라 한국GM은 언제든지 보유지분을 매각하고 철수할 수 있는 상황이 마련됐다.

산은이 지난해 8월 작성한 ‘한국지엠 사후관리 현황’에 따르면 산은은 2014년 이후 지속된 한국지엠의 적자에 2016년 3월 중점관리대상 회사로 지정해 컨설팅 실시 등을 제안했으나 미국본사 및 한국지엠이 이를 거부했다.

그러나 산은은 작년 1월 한국지엠이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자 지난해 3월 주주감사권을 행사해 감사에 착수했으나 한 달 만인 4월 감사를 중단했다. 중단 이유에 대해 산은은 “한국지엠의 고의적인 방해와 비협조적 태도로 정상감사가 불가능했다”며 “협조 및 시정 요청에도 불응했다”고 밝혔다.

산은은 한국지엠 이사 10명 중 3명의 추천권을 가지고 있지만 산은 출신 사외이사들이 제대로 된 견제 역할을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경영이 아닌 낙하산 인사가 아니냐는 비판도 거세다.

이에 이동걸 산은회장은 “대주주인 GM의 일방적인 결정을 견제하지 못했다”며 “GM의 비협조적인 행태로 정확한 사실 파악도 힘든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국책은행인 산은의 경영능력에 의구심에 들게 하는 것은 한국지엠 군산공장 철수가 처음이 아니다.

이미 산은은 이달 들어 지난 8일 대우건설 매각 불발로 한 차례 풍파를 겪었다. 우선협상자였던 호반건설은 선정 직후 대우건설의 3000억원 규모 국외 손실이 드러나면서 인수를 포기했다.

산은은 대우건설의 기업가치를 높인 후 재매각을 추진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계속된 산은의 경영관리 부실에 기업가치가 높아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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