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 칼럼] 전기차협회 인허가 남발 멈춰라
[김필수 칼럼] 전기차협회 인허가 남발 멈춰라
  • 박경보 기자
  • 승인 2019.01.23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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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부처간 이기주의로 중복협회 우후죽순…부작용 심각
"관련 산업에 부정적 영향 있는지 판단해 신중히 인허가해야"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각 정부부서엔 재단‧사단법인이 존재한다. 특히 사단법인은 관련 기업체와 개인 등 다양한 회원을 중심으로 관련 산업 발전이나 정부 자문 등을 담당하는 단체다. 특히 사단법인은 정부부서별로 다양하게 조직돼 있지만 유명무실한 단체들이 많은 점은 우려스럽다.

물론 공공성을 기반으로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보완해주고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사단법인이 많다. 하지만 문제는 개인이나 회원사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한 목적으로 운영되는 협회도 적지 않다는 점이다. 특히 최근에는 부처의 이익을 위해 관제 형태의 협회가 발족되는 모습도 심심찮게 확인할 수 있다. 정부가 공공성을 검증하고 활동이나 역할을 수시 점검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얼마 전에만 해도 유사한 협회가 다시 발족하는 경우 운영주체에 확인 공문을 보내 문제가 있는지, 인허가를 해줘도 되는지, 관련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은 있는지 등을 필수적으로 확인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절차가 무시된 채 인허가가 남발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중첩 인허가로 관련 산업 활성화가 몇 년간 도태되거나 아예 뒤처져 심각한 후유증을 불러온다는 것이다. 심지어 경쟁을 통해 발전 할 수 있다는 근거를 들어 정부가 호도하는 경우도 종종 있을 정도다.

정부는 기존과 유사한 협회를 중복 인허가를 해준 경우 이에 대한 부작용이나 혼동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아니면 말고식’의 인허가를 내준 것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도록 해야 향후 발생하는 부작용을 확실하게 제거할 수 있다.

최근 발생한 몇 개의 사례를 자동차 분야에서 보도록 하자. 약 6년 전 정부에서는 새로운 산업 혁신을 찾는다는 측면에서 자동차 튜닝분야를 선정해 산업화가 가능하도록 지원했다. 이미 지나간 얘기이지만 당시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자동차튜닝산업협회를 발족했지만 뒤이어 국토교통부에서 자동차튜닝협회를 인허가해줬다. 이후 필요 없는 다툼이 두 정부부서에서 진행됐고 두 협회도 불협화음이 많이 발생했다. 결국 많은 시간을 허송세월하면서 관련 자동차 튜닝 산업 활성화는 제자리걸음이었고 4년이 지난 이제야 정리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국토부는 얼마 전 다른 튜닝관련 협회를 또 하나 내주는 등 인허가 이후 정부의 관심은 전혀 없다고 할 수 있다. 약 10년 전 친환경 경제운전인 에코드라이브 운동을 필자가 도입했을 때도 환경부와 국토부가 싸우면서 심각한 부작용이 있었고, 지금은 관심이 없어지다 보니 꽃도 피기 전에 망가졌다.

정부부서간의 이기주의 뿐만 아니라 같은 부서의 문제도 겹친 사례도 있다. 현재 국내 이륜차 산업과 문화는 완전히 무너진 상태이다. 이륜차 메이커는 대부분 중국 등으로 시설을 옮긴지 오래이고 관련 문화도 발전하기 못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인허가를 남발하면서 이 같은 이륜차 분야에 협회는 5개나 존재한다. 하나는 환경부 소속이고 나머지 모두는 국토부 소속으로 모두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다. 이륜차 관련협회가 많지만 정작 제대로 활동하는 협회는 전무하다보니 국내 이륜차 산업이 발전하긴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이 같은 문제가 또 다시 불거지고 있다. 환경부 산하로 발족한 한국전기차협회는 전기차가 태동되는 지난 5년 전 전기차 보급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각종 정책 세미나는 물론 정책용역을 통해 정부 정책의 정당성과 일관성을 알리는 등 전기차를 대표하는 공공성을 갖춘 협회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환경부는 물론이고 산업부나 국토부 등 여러 부서에도 최대한 자문하면서 관련 사안을 챙기는 중이다.

하지만 최근엔 전기차와 자율주행차가 미래 산업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두세 개의 중소기업과 개인이 산업부에 전기차산업협회 등 유사 협회를 또 발족하려 하고 있다. 이후 발생하는 부작용은 앞서 언급한 사례를 보지 않아도 당연히 클 것으로 보인다. 통일성과 시너지가 필요한 전기차 분야에서 부처간의 이기주의가 작용하면 문제는 심각해질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유사 협회가 발족되면 환경부와 산업부의 불협화음도 커질 수 밖에 없어 정부는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필자는 자동차와 같이 여러 부서가 겹치지만 협조가 필요한 경우 국무총리실 산하로 등록하는 경우를 확인했지만 정작 총리실은 관련 협회가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제는 정부 각 부서가 경쟁하기 보다는 다른 부서라도 관련 협회에 협조를 구하고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시기가 됐다고 강조하고 싶다.

각 정부 부서의 사리사욕이 아닌 공공성을 기반으로 길게 보는 시각을 촉구한다. 특히 중요 사안의 경우 관련 협회 인허가를 국무총리실에서 관장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당연히 협회의 인허가 문제도 유사 협회가 있는지 관련 사안은 있는지, 산업 활성화에 도움을 주는 공공성이 있는지, 하나하나 확인하고 인허가를 내주라는 것이다. 당연히 예전과 같이 관련 사안이 발생할 경우 관련 협회에 대한 공문 발송도 필수요소다. 그리고 협회 인허가 남발에 따른 부작용에 대해서도 책임을 확실히 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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