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차상근기자
  • 입력 2015.08.27 10:14

작전주 처분때 외국계사가 매수토록 브로커 역할

세계 최대 투자은행의 자산운용사 등 외국계 금융회사의 전현직 임직원들이 주가조작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검찰은 베일에 가려져 있던 주가조작세력과 외국 기관투자자간의 결탁사건이 적지 않다고 보고 다른 국내외 대형 금융사 관계자들을 상대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단장 김형준 부장검사)은 옛 골드만삭스자산운용(현 골드만삭스투자자문) 전 상무이자 미국 시민권자 김모씨(49)를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했다고 27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2011년 시세조종 세력이 코스닥 상장사인 동양피엔에프 주가를 조작해 끌어올린 뒤 맥쿼리투신운용(옛 ING자산운용)과 ING생명보험 등 외국계 금융사에 팔아넘길 수 있도록 알선하고 억대의 뒷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주 서울 종로구 골드만삭스 본사와 중구 ING생명보험, 영등포구 여의도 맥쿼리투신운용 본사 등 외국계 금융사 3곳을 압수수색하고 김씨를 체포했다.

검찰은 앞서 지난 5월 동양피엔에프 주가조작과 관련해 최모씨 등 작전세력 3명을 구속했다. 이들은 동양피엔에프 주식 63만주를 높은 가격에 처분하기 위해 2011년 3월부터 한 달 동안 시세조종 주문을 내 1만원 수준이던 주가를 1만4800원까지 끌어올렸다.

주가를 올린 이들은 차익실현을 위한 출구전략의 방편으로 알선 브로커를 통해 김씨를 소개받고 억대의 현금을 전달했다. 김씨는 이후 외국계 자산운용사와 펀드매니저들에게 동양피엔에프 주식을 매수하도록 지시했고, 시세조종 세력은 차익을 챙겼다.

검찰은 김씨와 짜고 동양피엔에프 주식을 장내에서 매수하고 뒷돈을 받은 혐의로 맥쿼리투신운용과 ING생명보험 전·현직 임직원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증권가에 만연한 시세조종 세력과 기관투자가 사이의 검은 유착 고리를 근절하기 위해 업계 전반으로 수사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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