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최안나기자
  • 입력 2016.02.17 13:25
<그래픽제공=고용노동부>

1월은 원래 계절적으로 고용지표가 악화되는 때이긴 하지만 올해 고용 시장의 한파는 그 어느 때보다 매섭다. 연초부터 수출부진이 가속화하고 북핵 리스크가 불거지는 등 대내외 경제 상황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어 앞으로의 지표는 더욱 악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통계청의 '1월 고용동향'에서 가장 주목되는 점은 청년 고용시장이 크게 위축됐다는 것이다. 

취업자수와 고용률, 실업률 등 전반적인 고용지표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지표 이면을 들여다보면 청년 실업률이나 구직단념자가 크게 늘어나는 등 고용시장의 활력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5~29세 청년층의 1월 실업률은 9.5%로 일년전에 비해 0.3%포인트 증가했고, 전월에 비해서는 1.1%포인트 높아졌다. 상대적으로 청년 실업률이 높은 계절적 요인을 감안하더라도 1월 기준 2000년 11.0%를 기록한 이후 16년만에 최고치다. 

통계로는 취업시간이 36시간 미만이라도 취업자로 잡힌다. 그러나 청년들 중 취업을 준비하며 아르바이트를 하는 추가취업 가능자 등을 포함할 경우 실제 청년들이 체감하는 실업률은 훨씬 높을 것으로 보인다. 

졸업생들이 1~3월 사이 취업전선에 뛰어들면서 일반적으로 2월 청년실업률이 가장 높게 나타나기 때문에 다음달 청년들이 느끼는 취업난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연초부터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북핵리스크 등 기업 경영을 둘러싼 환경이 악화되고 있어 '고용절벽'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인크루트의 조사를 보면 상장기업 1700여곳 중 채용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곳은 전체의 48.8%로 지난해보다 6.2%포인트 감소했다. 

구직단념자의 증가세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2014년 12월 46만9000명 수준이었던 구직단념자는 일년만인 지난해 12월 50만1000명으로 불어났고, 올해 1월엔 51만7000명까지 늘어났다. 고용 시장이 위축되면서 취업이 아예 '넘사벽(넘을 수 없는 벽)'이 된 사람들이 많아진 것이다. 

4·13 총선을 앞두고 여야가 청년고용을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지만 고용시장의 근본적인 구조가 바뀌는데다 기업의 경영환경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얼마나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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