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19.05.28 11:20

식약처 "허가품목 받은 유전자치료제 원료 연골세포 아닌 신장유래세포 드러나"

(이미지제공=코오롱생명과학)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코오롱생명과학이 개발한 세계 첫 퇴행성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케이주'가 결국 퇴출됐다. 또 제조사인 코오롱생명과학은 검찰 조사를 받게 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8일 충북 오송의 식약처 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인보사의 품목허가를 취소한다는 내용의 조사결과를 공개했다. 이는 지난 3월31일 인보사의 주성분 중 1개 성분이 허가 당시 기재된 세포와 다른 세포로 추정돼 제조·판매 중지를 단행한 지 59일 만이다.

인보사는 중등도 무릎 골관절염 치료에 사용하는 유전자치료제로 동종유래 연골세포(1액)과 TGF-β1 유전자삽입 동종유래 연골세포(2액)으로 시판허가를 받았었다. 지금까지 무릎골관절염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약물은 없었기 때문에 전세계 환자들로부터 큰 기대를 모아온 것도 사실이다.

사건은 주성분 중 형질전환세포가 담긴 2액이 허가 당시 자료에 기재된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유래세포(293유래세포)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불거졌다. 게다가 중도에 코오롱의 허위 주장도 드러났다. 당시 코오롱은 성분이 변경됐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했지만 식약처 허가보다 4개월 앞선 2017년 3월 2액이 신장유래세포였다는 것을 파악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식약처는 그동안 코오롱생명과학으로부터 인보사 2액의 주성분의 제조·생산과 관련한 일체의 자료를 넘겨받았다. 그리고 개발부터 시판허가 과정의 고의적인 은폐 여부를 면밀히 조사해 왔다. 심지어 2액이 처음부터 293세포였다는 코오롱 측 주장을 검증하기 위해 2액의 신장세포에 대한 STR 검사, 최초 세포 중 신장세포에만 있는 유전자 검출 확인, 2액세포에 연골성장 인자가 존재하는지의 여부 등을 위해 세포사멸시험 등 자체시험을 진행했다.

지난 20일부터 24일까지 식약처 직원을 미국으로 보내 코오롱 현지법인인 코오롱티슈진과 제조용세포주 제조소인 우시, 세포은행 보관소 피셔 등을 실사하기도 했다.

식약처는 이날 브리핑에서 조작된 자료를 제출해 품목허가를 받은 코오롱생명과학을 검찰에 수사의뢰하는 등 고발조치하겠다고 밝혀 문제의 심각성을 더했다.

이번 식약처의 발표에 따라 허가 취소 조치가 내려진 인보사는 시장에서 퇴출이 불가피해졌다. 특히 수많은 환자의 소송이 줄을 이을 것으로 보여 코오롱생명과학이 넘어야 할 앞으로의 행로도 결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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