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19.08.29 16:25

바른미래당 "정의가 바로 서고, 사회적 갈등 봉합 계기돼야"
평화당 "혐의사실에 대한 판단 아닌, 사법절차에 대한 판단"

29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에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 상고심에서 김명수 대법원장이 판결을 내리고 있다. (사진출처= JTBC방송 캡처)
29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에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 상고심에서 김명수 대법원장이 판결을 내리고 있다. (사진출처= JTBC방송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대법원 전원합의체(재판장 김명수 대법원장)가 29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 상고심에서 징역 25년에 벌금 200억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낸 가운데, 보수 측과 진보 측은 각각 자신들의 이념 스펙트럼에 따른 상반된 반응을 내놨다.

진보로 분류되는 정의당은 오현주 대변인이 국회 정론관 브리핑을 통해 "대법원이 오늘 박근혜-최순실-이재용 국정농단 사건에 대해 파기환송 선고를 내렸다"며 "국정농단 사건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정의로운 판결의 끝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번 파기환송의 핵심은 대통령 등 공직자의 뇌물혐의를 다른 혐의와 분리해 선고하도록 했으며, 이는 공직자의 뇌물죄를 더 무겁게 다루어야 함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또한, "오늘 대법원이 내린 국정농단 선고는 촛불을 들었던 국민들에 대한 화답이자,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정의의 횃불"이라며 "주권은 한 명의 최고권력자가 아닌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상식이 실현되고 있음을 국민들은 이번 판결을 통해 피부로 느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보의 또 다른 한 축인 민주평화당은 이날 박주현 수석대변인의 논평을 통해 "대법원이 오늘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의 '국정농단 사건'과 이재용 삼정전자 부회장의 '뇌물수수 사건'에 대해 모두 파기환송 결정을 내렸다"며 "혐의사실에 대한 판단이 아니라 사법절차에 대한 판단이라는 설명이다. 사법절차에 관한 대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고 짧게 반응했다.

민중당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논평이 나왔다. 신창현 대변인은 논평에서 "이재용 재구속의 길을 열어둔 대법원의 국정농단 판결은 당연하다"며 "이번 대법원 판결로 이재용 재구속의 길이 열리게 되었다. 재벌에 대한 뇌물죄 판결에서 법원이 집행유예 기준으로 삼는다는 50억을 훌쩍 넘게 되었으니 이재용이 다시 구속되는 건 이제 시간문제"라고 예측했다.

반면, 보수의 한 축으로 분류되는 바른미래당은 이날 최도자 수석대변인의 논평을 통해, "국정농단 대법원 선고, 사법부의 엄정한 판단을 존중한다"며 "그 동안 정치적으로 중요한 판결이 있을 때마다 정치권은 당리당략에 따라 평가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번 판결만은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법원의 판단을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이용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일갈했다.

특히, "파기환송심을 통해 법과 원칙에 따른 형벌로 정의가 바로 서고, 진영논리를 넘어 사회적 갈등이 봉합되는 계기가 마련되길 희망한다"며 "전(前) 대통령이 법정에 서는 일은 국가적 불행이다. 이런 아픈 역사가 되풀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권력을 견제하는 국가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바른미래당은 국정농단의 비극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살아있는 권력을 견제하는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반면, 극단의 보수로 분류되는 우리공화당은 이날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 모여 태극기와 성조기를 앞세운 채, 박 전 대통령 석방 촉구 집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조원진·홍문종 공동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은 무죄"라며 "즉각 석방하라"고 외치면서 당원들과 함께 행진했다.

이런 가운데, 야권의 한 핵심관계자는 이날 기자와의 만남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은 형량이 더 무거워질 확률이 있다"며 "박 전 대통령의 정치적 역할이나 영향력은 이미 거의 소멸됐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고, 설령 유리한 판결 결과가 나오더라도 이미 흘러간 물에 비유될 수 있어, 내년 총선에서의 박 전 대통령의 영향력은 미미한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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