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0.05.04 09:42

"음모론 대처법, '참'이라고 가정하면 수많은 부조리 발생 보여주는 것"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사진=손진석 기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사진=손진석 기자)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민경욱 미래통합당 의원 등을 비롯해 일부 보수 유튜버와 그들의 지지자들이 제기한 4·15 총선 개표 조작 의혹에 대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3일밤 자신의 페이스북 메시지를 통해 반박했다.

그는 "개표조작 음모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그 일이 도대체 어떻게 가능한지 구체적 시나리오를 제시해보라"며 "얼마나 개연성이 있는지 구경 좀 해보자"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자신이 구상한 가상 시나리오를 제시하며 개표 조작의혹에 일침을 가했다. 그는 우선 "(개표 조작을 위해선) 일단 바꿔치기할 투표용지를 인쇄할 인쇄소를 비밀리에 섭외해야 한다"며 "물론 인쇄소 사장과 직원들 입단속도 해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계속해서 "다음은 투표용지에 도장을 찍을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야 한다"며 "그러려면 사전 조사를 통해 비밀을 지켜줄 사람들을 미리 물색하고 몰래 도장 찍을 작업 장소도 마련해야 한다"라고 꼬집었다.

특히 그는 "각 지역 투표율을 정확히 예측해야 한다"며 "바꿔치기한 투표용지 수가 실제 투표자 수와 일치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국 253개 지역구에서 투표함을 바꿔치기하려면 모든 지역 선거관리위원회 직원을 매수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매수에 실패하면 안 된다"고 일갈했다.

마지막으로는 "바꿔치기한 진짜 투표함과 투표지를 처리해야 한다"며 "그러려면 투표함을 소각할 장소와 인원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론적으로 진 전 교수는 "이게 가능하다고 믿는다면 그냥 미친 것"이라며 "그런 분은 저보다는 의사와 대화를 나누는 게 더 생산적일 것"이라고 메스를 가했다.

이에 더해 그는 "음모론에 대처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일종의 귀류법을 사용하는 것"이라며 "음모론의 주장을 참이라고 가정할 경우, 그 대가로 얼마나 부조리한 전제들을 새로 받아들여야 하는지 보여준다"고 쐐기를 박았다.

끝으로 "말도 안 되는 논리를 일일이 반박할 필요 없다. 그러면 그들은 또 다른 논리를 만들어내서 덤빌 것이다"라며 "논리적으로 설득이 안 되는 심리의 문제"라고 일침을 가했다.

한편,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최근 일각에서 제기한 부정 선거 의혹에 관해 "사전투표 및 개표과정 등에서의 조작·부정은 절대 있을 수 없음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며 "국민들께서도 유튜브 등에서 제기되는 일방적인 주장에 현혹되지 않기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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