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현건 기자
  • 입력 2020.06.16 16:39

김여정 경고 사흘만에 속전속결로 실행…북한군, 비무장화된 지대 진출 예고

지난달 20일 '2019 북한연구학회 동계학술회'에서 발언하는 김연철 통일부 장관. (사진=통일부 홈페이지)
김연철 통일부 장관. (사진=통일부 홈페이지)

[뉴스웍스=전현건 기자] 북한이 16일 오후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

통일부는 이날 출입기자단에게 공지를 통해 "오후 2시 49분 북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예고했던대로 개성 공동연락사무소 청사를 폭파했다"고 밝혔다.

군 역시 이날 오후 2시 49분 개성공단 인근에서 폭발음이 들리고 연기가 관측되자 정밀 확인에 들어갔고 사무소 건물이 폭파된 것을 확인했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개성공단으로부터의 폭발음에 대해 "예고된 부분으로 상황을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 2018년 4월 27일 남북 정상이 합의한 '판문점 선언'에 따라 그해 9월 개성에 문을 연 연락사무소가 개소 19개월 만에 사라지게 됐다.

이에앞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지난 13일 담화에서 "멀지 않아 쓸모없는 북남(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형체도 없이 무너지는 비참한 광경을 보게 될 것"이라며 건물 폭파를 예고한 지 사흘 만에 속전속결로 실행에 옮긴 것이다.

김 제1부부장은 이어 "다음번 대적 행동의 행사권은 우리 군대 총참모부에 넘겨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북한 관영매체인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지난 15일 김 제1부부장의 담화를 언급하며 '끝장을 볼 때까지 연속적인 행동으로 보복할 것이다' 제목의 정세론 해설을 실어 "서릿발치는 보복 행동은 계속될 것"이라며 구체적인 대남 군사행동에 나설 것임을 예고했다.

노동신문은 "이미 천명한 대로 쓸모없는 북남공동연락사무소가 형체도 없이 무너지고 그 다음 대적행동의 행사권은 우리 군대에 위임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군 역시 이날 남북합의로 비무장화된 지역에 군대를 투입해 전선을 요새화하고 남쪽을 향해 삐라(전단)를 살포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는 이날 조선중앙통신에 '공개보도' 형식으로 발표한 입장문에서 "우리는 당 중앙위원회 통일전선부와 대적 관계부서들로부터 북남합의에 따라 비무장화된 지대들에 군대가 다시 진출하여 전선을 요새화하며 대남 군사적 경계를 더욱 강화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수 있게 행동 방안을 연구할 데 대한 의견을 접수하였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군 당국은 개성 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이후 군사분계선(MDL) 지역에서 돌발 군사상황에 대비해 대북 감시·대비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최전방 부대 지휘관들은 정위치하고 부대를 지휘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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